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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370)] 시작과 함께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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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370)] 시작과 함께 하는 이야기

[글로벌이코노믹 오여진 서울상원초등학교 교사] 새학기의 설렘이 유난히 더 하다. 아이들 이름 한 자 한 자 보며 얼굴을 여러 번 떠올려보기도 했다. 조금 따스해지는 날씨마저 나의 기대감을 부추겨주는 것 같다. 작년에 이어 다시 6학년을 하기로 미리 결정하고 이런 저런 회의와 고민을 해 왔기에 새로운 마음가짐이 더해져 그런 것 같다.

육아휴직 후 오랜만에 만난 사춘기 아이들은 육칠년 전과는 또 달랐다. 성실하기는 하나 의미를 두는 지점이 서로 달랐기에 그걸 맞추어 가는 데 많은 공을 들여 야했고, 교과 및 프로젝트 활동에 대해 흥미와 자발성을 이끌어내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올해는 학교에 다니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한 해를 시작해 보려 한다. 그러면서 학기 초 열흘 정도에 걸쳐 최관의 선생님의 ‘열다섯, 교실이 아니어도 좋아’를 읽어주기로 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인 최관의 선생님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으로 인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며 농사, 야채장사, 이발소 보조, 건축 인부, 공장직원까지 안 해 본일 없는 청소년 시기를 보내는 관의의 이야기이다. 함께 읽으며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 토론해 볼 수도 있고, ‘일’에 대한 생각도 이야기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관의를 삶을 보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주인공 관의가 새로운 일터인 공장으로 가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아쉬움이 있어 뒷이야기를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학교에 몸담고 있으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다시금 고민해 보며 힘차게 새학기를 시작한다.

/오여진 서울상원초등학교 교사 jjangtnt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