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곧 해법'이라는 기치 아래 방송 프로그램까지 우후죽순 쏟아졌다. 약 4년 전 공중파에서 방영된 '다이어트 서바이벌 빅토리'부터 현재 한창 전파를 타고 있는 케이블 채널의 '더 바디쇼'까지 이른다. 운동을 통해 본인이 목표를 달성한 이들도 도처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운동만이 해법일까.
칼로리 관리의 핵심은 '단백질'에 있다. 단백질은 과장을 덧붙인다면 '사기 영양소'라고 일컬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더 풍족한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비결은 '식욕억제호르몬(PYY)'이다. 음식물이 소화기관에 도달한 후 대장까지 거쳐가는 과정에서 PYY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뇌에 도착하게 되면 배고픔 신호를 억누른다. 이때 우리는 공복감 대신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 호르몬을 촉진시키는 것이 바로 단백질이다.
과거 단백질은 억울하게도 다이어트의 '적'으로 간주됐다. 흔히들 말하는 '근육돼지'를 만든다는 오해가 만연했다. 아마도 근육의 주성분이 단백질이기 때문일 터. 그러나 오히려 단백질은 다이어트의 아군이다. 단백질이나 유제품 등은 지방을 배출해주는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이들에겐 안성맞춤인 영양소로 재조명돼 대우를 받고 있는 영양소다.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단백질의 특성은, 과식을 막아주고 근육 생성을 도와 다이어트 중 발생하기 쉬운 근육 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단백질의 효과는 비단 다이어트에 그치지 않는다. 단백질의 영어명인 'protein'이 그리스어의 'proteios(중요한 것)'에서 유래한 것을 살펴보면 단백질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에너지 대사에도 궁합이 존재한다. 에너지 대사에는 단연 단백질이라 할 수 있다. 단백질은 생체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인데다 생체 내의 반응과 에너지 대사에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세포 내에서 벌어지는 화학반응의 촉매 역할을 담당하는 물질, 효소도 역시 단백질이다. 따라서 최근에 등장한 효소다이어트, 단백질다이어트는 결국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양질의 단백질만으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인체의 각 기관과 영양소는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D가 부족해도 인슐린 작용이 둔해져 체중조절점이 올라가 지방량이 증가한다. 비타민D 결핍은 복부비만의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균형 잡힌 영양이 공급되어야 요요가 없는 다이어트도 가능하다. 그중 단백질의 역할이 조금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건강한 몸이 체지방도 잘 분해할 뿐만 아니라, 과한 체지방의 축적을 미연에 방지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요한 단백질 역시 똑똑히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보다 질이라는 것. 성장기 청소년과 성인을 분류해 청소년의 경우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히 함유돼 있는 육류를 섭취하고, 성인이라면 두부와 콩, 생선 등을 주로 섭취해 식물성 단백질을 신체에 공급하는 것이 좋다.
이성래 (주)휴비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