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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미래 먹거리 MRO ③] 정부 지정 단지 유치 2파전… 청주·아시아나-사천·KAI 치열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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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미래 먹거리 MRO ③] 정부 지정 단지 유치 2파전… 청주·아시아나-사천·KAI 치열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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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미래 먹거리 국내 MRO(정비·수리·개량개조) 산업<3>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 매년 1조원 해외로 유출되는 항공기 정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기술을 키우겠다며 MRO 육성 및 지원책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 지정 항공정비(MRO) 단지 유치전에는 충북의 청주-아시아나항공과 경남의 사천-KAI가 뛰어든 상태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총 1569억원을 투입, 2017년 상반기까지 청주공항 인근 에어로폴리스 1지구(15만3086㎡)를 개발해 MRO 선도기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20년 12월까지 2지구(32만627㎡)를 개발, 부품·정비업체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은 항공 국가 산단이 조성되는 사천에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KAI와 31만㎡ 규모의 항공정비 MRO 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지난 2014년 말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MRO단지 유치에 사활 건 충북… 아시아나항공 합류 시기에 ‘촉각’

이시종 충북지사는 MRO단지 조성을 통해 충북의 경제 규모를 전국 대비 4%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핵심 공약을 내세운 상태다.

이에 충북도는 청주 에어로폴리스가 MRO 사업의 적지라고 강조하면서 MRO단지 유치에 있어 경남보다 유리한 입지에 있음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충북도는 올해 파트너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MRO 사업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할 전망이라며 사업 유치를 위한 준비에 가속도가 붙으리라는 예측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MRO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 아시아나항공이 곧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는 MRO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MRO단지 유치를 통해 충북의 경제 규모를 전국 대비 4%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충북도의 유치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사진/뉴시스)
이시종 충북지사는 MRO단지 유치를 통해 충북의 경제 규모를 전국 대비 4%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충북도의 유치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충북도의 이 같은 전망에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 9월께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12월에 이어 또다시 제출 시점을 미룬 상태라 연내 제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액 예상, 해외 업체 업무 제휴 등 살펴봐야 할 사안들이 많아 계획서 작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충북도는 사업 추진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나 정작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사업성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지적이다.

◆청주공항, F급 항공기 대체공항 지정… 대형항공기 유치에 ‘유리’, 물량 확보 여부도 관건

최근 청주공항이 F급 항공기 대체공항으로 지정된 것도 충북도의 MRO단지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F급 항공기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초대형 항공기로 분류한 항공기다. 주 날개폭(65m이상 80m 미만)과 항공기 주륜외곽의 폭(14m이상 16m미만)중 어느 하나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항공기를 말한다.

청주공항은 F급 항공기 대체공항으로 지정되면서 현존하는 가장 큰 여객기인 A-380까지 수용이 가능한 공항여건을 갖추게 됐다.

반면 경합지역인 사천공항은 공군이 훈련비행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군 공항으로 민항기 이용에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사천공항이 국내선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MRO산업 구상인 국내 정비물량 자체 수행과 해외 정비 물량 유치에도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운영하고 있는 A-380 항공기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나항공에서 운영하고 있는 A-380 항공기
또한 업계는 항공정비 물량을 얼마나 많이 확보해 경제성을 높이느냐가 청주 MRO단지 유치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MRO산업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裝置産業)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정비수요의 확보가 사업개시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충북도와 아시아나항공이 확보한 정비 물량은 아시아나항공 85대를 포함, 제주항공 22대와 에어부산 15대, 이스타항공 13대 등 135대다. 헬기나 경비행기를 제외한 국내 여객기·화물기 326대 중 41.4%를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이 정도 물량으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에 다소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사례를 볼 때 MRO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통상 10년이 걸린다”며 “손익분기 시점을 단축하고 흑자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비수요 확보가 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충북도는 싱가포르나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의 MRO업체에 정비를 맡긴 국내외 항공사들과 잇따라 접촉을 시도하고 협력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역시 보다 많은 정비 수요를 확보해 경제성을 갖추기 위한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