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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하노이 부동산, 분양 앞두고 돌발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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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하노이 부동산, 분양 앞두고 돌발 "악재"

'부동산 거품' 붕괴로 '공급과잉' 고급 부동산도 직격탄

한국 부영건설의 현지법인 부영비나는 사업시작 8년 만에 첫분양을 앞두게 됐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부영건설의 현지법인 부영비나는 사업시작 8년 만에 첫분양을 앞두게 됐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내로라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투어 하노이 외곽 하동 지구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신도시로 조성되는 하동에 아파트와 빌라를 건설해 공급하면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막상 부동산 개발이 시작되고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면서 시공 및 분양 일정은 예정을 훌쩍 넘겨 수년간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시행사를 변경하거나 다른 회사에 지분을 넘기고 사업에서 손을 떼기도 했다.
특히 2년 전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현재의 고급 아파트 수요가 급감하고 중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졌다. 결국 아파트 규모를 줄이는 등 설계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또 다시 시간이 지체됐다.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이어온 투자자들은, 하동 지구에 건설한 아파트와 빌라를 올해부터 분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파트와 빌라들이 오랜 기간 분양이 연기되는 동안 하노이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분양을 앞둔 아파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과잉' 현상과 함께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대출규제'라는 2가지 악재를 한꺼번에 맞이했다.

■ 규모 줄이고 투자자 바꾸고 '느려진' 프로젝트


파크씨티(Parkcity)는 지난 2009년 베트남 국영 건설회사 비나코넥스(Vinaconex Hoang Thanh)와 말레이시아 대기업인 삼링그룹(SAMLING)의 계열사인 페다나 파크시티(Perdana Parkcity)가 합작해 시작한 최고급 주택 단지 건설 프로젝트다. 당시 하노이 자산가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총 77헥타르 부지를 12개 지구로 나누어 7000채의 빌라와 아파트 900채를 짓는 것으로 설계됐다.

처음 파크시티 분양 당시 연립주택은 12억~15억동(약 6000만~7500만원), 빌라는 20억동(약 1억원)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파크시티를, 부유층이 모여 사는 고급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해 수십억동을 기꺼이 투자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분양 이후 파크시티 프로젝트는 장기간 중단됐다. 비나코넥스와 말레이시아 페다나 간 시행 관련 갈등이 이어지며 사업 일정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결국 비나코넥스는 2013년 초 페다나에 모든 지분을 넘기고 사업을 그만뒀다.

이후 페다나는 사업을 계속 진행해 2016년 1단계로 네이딘 가든(Nadyne Garden) 지역에 117개 타운 하우스와 빌라를 완공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양도했다. 시행사인 파크시티 하노이(ParkCity Hanoi)는 최근 2단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기업인 부영 비나가 건설하는 부영 아파트 역시 원래 계획보다 훨씬 늦게 판매를 눈앞에 두게 됐다. 부영 아파트는 총 4.3헥타르에 건축 면적 55만3683㎡ 규모로 건설된다. 30층 건물 10개동이 6개 단지로 조성되며, 총 3482세대로 구성된다.

한국의 에코 스타일 아파트를 모델로 한 이 단지는 하노이 사계절의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정원과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한국 스타일인 생태 정원은 CT3와 CT5 블록에 위치한다. 이 사업의 총 투자액은 1억7100만 달러(약 1117억5000만원)다.

부영 비나는 2007년 초 사업을 시작해 2010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첫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시행사에 따르면 시장 상황에 따라 설계를 변경하면서 사업 진행이 늦춰졌다. 2007년 사업 초기에는 아파트 면적을 80~200㎡로 설계했다. 이후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베트남 부동산 관리 정책이 변화했다. 부영 비나는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면적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했으며, 이 단지는 73~107㎡ 면적에 2~3개 침실을 갖춘 중소형 세대로 재구성됐다.

이렇게 하동 지구에서 여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새로운 부동산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Cen Invest는 2014년부터 남 끄응(Nam Cuong) 그룹이 추진하는 파크뷰 레지던스(Parkview Residence)에 2400억동(약 12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투자 부문은 Duong Noi 신도시 CT7 블록의 H, J, K 3개 아파트 건물의 관리, 건설 및 시공 사업이다.

3개동은 56~100㎡ 면적의 아파트 총 630세대로 구성된다. 총 투자액은 1조동(약 500억원)이며, Cen Invest는 이 가운데 240억동을 투자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당 1900만~2100만동(약 95만~105만원)선이다.

■ 세금 체납 등 투자는 '산 넘어 산'


토지 사용료가 체납되면서 건설이 지체되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토지 사용료가 체납되면서 건설이 지체되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있다.

Cen Invest는 한국 대우건설이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 '클리브' 사업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단지명을 'K-Park'로 바꿨다. 또한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당초 94~163㎡로 설계된 세대별 면적을 54~93㎡로 변경했다. 대신 분양가를, ㎡당 1000만동(약 50만원)에서 ㎡당 2000만(약 100만원)동으로 인상해 수익률을 높일 방침이다.

송다탕롱(Song Da Thang Long)이 하이팟(Hai Phat)그룹 자회사인 Hai Phat Thu Do으로 소유권을 넘긴 CT2-105 아파트 'Usilk City(HPC Landmark 105에 위치)'도 외국 기업이 투자한 사례다.

이 아파트는 지상 50층 지하 1층 건물 1개동이며, 건축 면적은 4306㎡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 투자액은 1조5100억동(약 750억원)이며, 그 중 외국 투자 자본이 총 투자 금액의 20%를 차지한다.

하이 팟은 4.7헥타르의 택지를 매입하기 위해 약 7000억동(약 35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푸룽(Phu Luong) 도시 개발 사업에 소요되는 토지 구입 자금의 약 35%에 해당한다. 푸룽 동, 반 푸 구, 하 동에 건설 중인 이 단지는 'Trung Viet' 건설사가 시행한다. 지난 2008년 정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으며, 하떠이(Ha tay)성과 하노이시가 병합된 이후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푸룽 도시 개발 사업의 경우 일정 지연뿐만 아니라 토지 사용료를 지불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들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노이시 공공 세금 부서에 따르면, 푸룽 프로젝트 사업자는 토지 사용료 1930억동(약 96억원)을 체납하고 있다.

■ 직격탄 맞은 고급부동산 여파 중소형에 미치나


더 큰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그동안 부동산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구매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급 아파트의 경우 미분량이 많이 남아돌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 협회는 올해 3분기까지 하노이의 분양률이 2%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반면, 고급 아파트 공급은 2분기 말 115세대에서 3분기 말 1322세대로 증가했다.

이는 그동안 고공행진을 하던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매매거래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된다. 시중은행이 장기대출에 사용할 수 있는 단기 자본비중을 기존 60%에서 40%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베트남 은행들의 단기 자본비중 평균은 45% 수준이다. 부동산 대출에 대한 위험 가중치는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부동산 투자과열로 인해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결국 이렇게 되면 대출금리가 높아지게 되고 그동안 은행의 장기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매한 투자자들은 더욱 타격을 입게 된다.

베트남 부동산 협회 사무총장은 "대출금리 인상은 매매가 상승과 대출제한으로 돌아와 개발업자와 투자자, 구매자 모두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