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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인공위성 파편 골칫거리, '우주 쓰레기 청소' 틈새사업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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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인공위성 파편 골칫거리, '우주 쓰레기 청소' 틈새사업 급부상

우주산업 가속화로 로켓·위성 쓰레기 등 어지럽게 널려 있어

우주산업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그에 따른 틈새 산업으로 '우주 쓰레기 청소' 사업의 기회가 급부상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우주산업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그에 따른 틈새 산업으로 '우주 쓰레기 청소' 사업의 기회가 급부상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이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린 위성들로 인해, 작금의 우주 공간에는 로켓이나 위성의 파편(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게다가 최근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인공위성 발사가 늘어나면서 파편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회수하는 기술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최근 민간 중심의 체제로 변화하면서 우주산업이 가속화 함에 따라 그에 따른 틈새 산업으로 '우주 쓰레기 청소' 사업의 기회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일본이 그 중심에서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부상하는 우주 사업 기회와 경쟁력에 대해 분석했다. <편집자 주>

■ '우주 쓰레기 청소' 미래 사업 기회 급부상


1950년대에 지구 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는 제로였다. 그러나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약 5조8000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직경 1㎝ 이상의 파편 약 75만개가 초속 약 8㎞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엄청난 속도의 탄환이 우주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09년 폐기된 러시아 군사용 통신위성 잔해가 미국 인공위성과 충돌해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례도 있다.

대량 위성 시대를 앞두고, 안전한 운용을 원하는 위성 관련 기업들에게 우주 쓰레기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해진 셈이다.

결국 아마존과 테슬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거대 IT 기업들이 블루오션인 우주산업을 노려 新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틈새를 노려 '우주 쓰레기 청소'가 미래 사업 기회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에 가장 앞장서는 국가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벤처투자 펀드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 유일한 우주 쓰레기 제거 벤처 ‘에스트로스케일’


우주를 향한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창출을 위해 일본 정부는 국내 우주 산업의 시장 규모를 2030년대에 2조4000억 엔(약 24조3562억 원)으로 배증시키는 목표를 내거는 가운데, 투자자와 엔지니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주 쓰레기 제거 벤처 '에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이 탄생했다.

2020년 초에 발사 예정인 에스트로스케일의 우주 쓰레기 제거 실증 위성 '엘사디(ELSA-d)'. 자료=에스트로스케일 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초에 발사 예정인 에스트로스케일의 우주 쓰레기 제거 실증 위성 '엘사디(ELSA-d)'. 자료=에스트로스케일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 기업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에스트로스케일은 쓰레기를 제거하는 실증 위성 '엘사디(ELSA-d)'를 2020년 초에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내에 미국에 사무실을 개설할 예정이며 현재 60여 명인 직원 수는 2년 이내에 1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스트로스케일의 자금 조달액은 지난해 12월 누계 1억300만 달러(약 1159억원)에 달했다. 주요 투자처인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의 카츠마타 미키히데(勝又幹英) 사장은 "기술력이나 국내외의 정부, 국제기구, 기업을 끌어들인 사업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사디의 개발을 지휘하는 이토 미키(伊藤美樹, 36) 일본 법인 본부장은 "1개의 위성 서비스 회사가 수백, 수천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지구 전역을 뒤덮는 '별자리'라고 불리는 계획이 잇따르는 현실이 에스트로스케일의 비즈니스 배경"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1년 미국에서 우주 왕복선 계획이 종료된 이후 민간기업에 의한 우주 사업 진출이 고무됐으며 위성의 소형화 및 양산 제조 비용의 저하가 진행되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컨설트(EuroConsult)가 2018년에 발표한 '소형 위성 시장 예측'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간 500㎏ 이하급 위성의 발사 수는 상업용에서만 5683대에 달해 이전 10년(2008~2017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광대한 계획에 따라, 위성 광대역 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인터넷 연결이 정비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서 접속이 가능해졌으며, 지구 관측 서비스에서 위성으로 촬영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가 농축수산업을 비롯해 도시 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우주에서 위성이 망가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로서는 쉽게 고칠 수도 없고, 처리할 방법도 없어 방치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 이토 본부장은 "바로 그때 우리의 서비스가 필요하다. 자동차의 로드 서비스와 같은 역할이다"라고 설명한다.

에스트로스케일의 실증 위성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우주 관련 기업 글라브코스모스(Glavcosmos)와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포획기와 우주 쓰레기를 모으기 위한 소형 인공위성으로 구성되며, 쓰레기를 자석으로 포획해 대기권에 돌입시켜 태우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근무 후 IT 기업을 경영한 경력을 가진 오카다 에스트로스케일 CEO는 2013년에 싱가포르에서 창업하여 2015년 일본에 이어, 2017년 영국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달 1일에는 거점을 도쿄로 옮겨 본사 기능을 가진 에스트로스케일 홀딩스를 설립했다. 우주 관련 학회에서 주목을 받은 후, 지금은 전 세계의 엔지니어로부터 매일 이력서가 도착하고 있다.

그리고 엘사디의 개발을 지휘하는 이토 본부장은 일본대학 대학원 항공우주공학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내각부 최첨단 연구 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초소형 위성 '호도요시(ほどよし)' 개발에 참여했던 인재다. 이후 더 큰 포부로 "다양한 업계가 우주를 이용하면 혁신은 현격히 진행되어, 호텔과 식민지 건설도 꿈은 아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민간 주도의 우주 비즈니스를 목표로 하는 에스트로스케일의 방침과 일치해 2015년 일본 법인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현재는 본부장으로서 생산 공장의 구조 만들기와 일본 거점 조직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창업자 오카다 미쓰노부(岡田光信, 45)는 "장기적인 임무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안정감이 매우 중요하다"며,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토 본부장의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우주를 기술할 수 있는 엔지니어임과 동시에, 직원들이 개발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이해하고, 어떤 지원을 하면 좋을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 우주 쓰레기 사업,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도


지난 2007년 유엔은 우주 쓰레기 제거에 관한 감소 지침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채택했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이행하고자 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일본 내에서는 지난해 11월에 시행된 '우주 활동법'을 통해 우주 공간의 유해한 오염을 방지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내각부에서 검토 중이다.

바로 이 점이 우수 쓰레기 청소 사업의 비즈니스 기회라고 에스트로스케일은 강조하고 있다. 우주 쓰레기 저감과 함께, 불필요하게 되거나 손상된 위성을 제거하는 임무는 세계 각국의 공동 해결 과제다. 따라서 우주 산업에 중점을 둔 기술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상태다. 엄청난 속도의 탄환들이 늘 자국의 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 쓰레기 제거 임무가 세계 각국에서 의무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또 의무화 이후 위성 서비스 업체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당연히 이를 수용해야 한다. 이로써 장차 우주 쓰레기 사업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주 쓰레기 처리 사업을 담당하는 벤처 기업이 자금 조달로부터 이익을 창출해 나가는 단계에 들어가면, 시장 니즈의 탐색 및 창출, 룰(규칙) 만들기, 공급망을 구축하는 파트너나 관련 기업과의 연관성 등이 일시에 몰아붙이게 될 것을 전망할 수 있다. 당연히 이를 대비해 사전에 준비해 두는 국가나 기업만이 향후 우주 쓰레기 사업을 선도할 수 있게 될 것은 자명하다.

에스트로스케일은 실증 실험 종료 후를 노려, 이미 구미의 잠재 고객 기업 몇몇 회사와 사업 계획에 대한 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다 CEO는 향후 자금조달에 대해 "어떻게 하면 경영상 최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포인트"라고 지적하며, "상장 및 타사와의 협력도 선택사항이지만, 장기적인 비즈니스 연속성을 중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주 컨설턴트 업체 위성 새틀라이트 비즈니스 네트워크(Satellite Business Network)의 쿠즈오카 시게아키(葛岡成樹) 사장은 "우주 사업 중에서도 쓰레기 제거를 포함한 궤도상 서비스 분야는 특히 유망하다"며, "위성의 연료 보급이나 수리 등 궤도상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쓰레기 제거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노무라 종합 연구소의 수석 컨설턴트 사토 마사시(佐藤将史) 또한 유일한 업계 선도 업체 에스트로스케일에 대해 "규칙 제정을 목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사회와 업계에 도움을 주는 사업을 개척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를 시야에 넣고 활동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