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기자의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제주맥주의 탄생 얘기로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 맛본 맥주의 맛만큼 질 좋은 맥주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그는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회사 브루클린 브루어리에 협력을 요청했고, 결국 아시아 최초의 자매 양조장을 제주도에 세웠다고 한다.
그는 제주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경험’을 꼽았다. 문 대표는 “미국의 경우 양조장을 직접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이 많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도 맥주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자 했고 그 경험이 특별하게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는 고민에 제주도에 터를 잡았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첫발을 내딛은 문 대표는 곧바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그는 왜 한국에는 맥주와 관련한 문화가 없는 지, 왜 많은 한국인들이 ‘인생 맥주’로 수입맥주를 꼽고 있는 지를 생각하면서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고 한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2017년 그와 제주맥주의 첫 작품으로 ‘제주 위트 에일’을 마침내 출시했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 맛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제품 질에 충실한 만큼 제주맥주는 현재 국내 대표 수제맥주로 자리했다. 제품 출시 1년 만에 수제맥주 매출 1위(수제맥주 업계 추산치)를 차지한 것을 넘어 전국 주요 대형마트에 90% 이상 입점하며 수제맥주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제주맥주라는 이름을 어느 정도 알린 문 대표는 현재 맥주를 생산‧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맥주를 활용한 하나의 미식문화를 창조하는 중이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문 대표가 강조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양조장 내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철학을 담은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꾸준히 벌이고 있다.
문 대표는 올해도 수제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다. 그는 관련 업계가 오랜 기간 염원하던 주세법이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수입맥주와의 역차별이 해소됐고 이로 인해 맥주 품질 경쟁의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제주맥주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현재 제주맥주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종량세 시대를 대비해 이미 지난해 양조장을 증설하고 수제맥주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출고가 인하를 단행했으며 올해부터는 투자를 늘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표는 “맥주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제맥주의 점유율은 아직 1%가량에 불과하다. 맥주 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다양하고 질 좋은 맥주들이 많아야 한다”며 “새로운 맥주 미식문화를 만들고 수제맥주가 대중화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주맥주와 나의 역할”이라며 말을 마쳤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