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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캐나다 석유업계 연봉·배당금 삭감 '생존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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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캐나다 석유업계 연봉·배당금 삭감 '생존 몸부림'

100억 달러 규모 지출 삭감 불충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캐나다 석유산업계가 생존 몸부림을 치고 있다.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밝혔지만 이것도 부족해 경영진 연봉과 배당금 삭감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금융가에서는 추가 비용 절감 노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캐나다 석유업체 선코에너지의 오일샌즈 노천광산 전경. 사진=선코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석유업체 선코에너지의 오일샌즈 노천광산 전경. 사진=선코에너지

캐나다 금융시장 매체 파이낸셜포스트는 캐나다 자산운용회사 내셔널뱅크파이낸셜(NBF)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17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이 전했다. 캐나다는 오일샌드 등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산유국이지만 미국과 중동 산유국, 러시아 등에 가려져 코로나19로 받은 타격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NBF 분석가들은 지난 14일 발간한 조사보고서에서 "유가 급락은 캐나다 석유 가스 생산회사의 재력에 큰 타격을 주고 지속가능성을 의문스럽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캐나다 석유산업은 스트레스를 계속 받을 것이며 공급사슬 전반에서 비욜절감 방안을 검토하면서 자본지출과 배당금 지급, 임원 보수를 추가 삭감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은 경제봉쇄령을 내렸으며 이 때문에 여행과 교통이 중단되면서 원유수요가 급감하고 유가는 급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하루 평균 860만 배럴의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끔직한 전망 탓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37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WTI 6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지난 15일 배럴당 29.58달러까지 상승했다.
캐나다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캐나다실렉트(WCS) 가격도 이날 6.6% 상승해 배럴당 25달러에 육박했다.

파이낸셜포스트는 두 기준유 모두 캐나다 석유업체들의 손익분기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BF는 WTI가 일정한 기간 동안 배럴당 30달러를 밑돌 경우 캐나다 석유업체 대부분이 외부 자금수혈이 없다면 오는 2022년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BF분석가들은 "그러나 이들 회사들은 배당금을 삭감하고 채권시장과 은행에서 새로운 유동성을 더하는 등 자본 계획 절감에서 유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지금까지 캐나다 석유업체들은 예산을 평균 40%, 총 100억 달러를 삭감한 것으로 NBF는 추정한다. 배당액은 평균 82%, 총 24억 달러를 깎은 것으로 NBF는 추정한다.

반면, RBC캐피털마켓츠는 캐나다 석유업계 비용절감 규모를 이보다 적은 69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석유업계가 조율한 총 800억 달러의 비용 삭감 규모의 약 8%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중 선코에너지(Suncor Energy)가 13억 달러, 허스키에너지가 12억 6000만 달러. 캐나디언 내추럴 리소시스가 11억 6000만 달러의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RBC에 따르면, 캐나다 석유업체들은 올해 자본지출 계획 금액 166억 달러 중 약 42%를 줄인 97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인 반면, 미국 석유업체들은 평균 41%, 아람코와 로열더치쉘 등은 각각 25% 줄일 계획이다.

캐나다 석유업체들이 혹독하게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세금과 투자비를 제외한 현금흐름)이 253억 달러 적자를 낸 데다 내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도 65억 달러에 이른다. 이 두 가지만 봐도 유동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파이낸셜포스트는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캐나다의 재고증가와 수요감소라는 쌍둥이 위기 때문에 석유가스회사들의 부채가 앞으로 몇년 사이에 20~30%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