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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층간소음 잡기’ 총력전…연구‧개발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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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층간소음 잡기’ 총력전…연구‧개발 매진

층간소음 민원 전년비 61% ↑…2022년부터 층간소음 관련규정 강화
롯데건설·삼성물산, 층간소음 연구기관 신설…석·박사급 전문인력 투입
대우건설·DL이앤씨, 소음 저감 바닥구조 등 신기술 특허 등록 완료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인부가 완충재를 시공하고 있다. 사진=롯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인부가 완충재를 시공하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공동주택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층간소음 관련 연구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층간소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집콕’ 인구가 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4만2250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만 6257건보다 61% 늘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6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7월부터 시공 이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자체가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 사용승인 전에 단지별로 샘플 가구를 선정해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측정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건설업계도 건축·시공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19일 최근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해 기술연구원 산하에 소음, 진동 전문 연구 부서인 ‘소음·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소음·진동 솔루션팀은 소음·진동, 구조, 콘크리트, 설계, 디자인 등 관련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13명으로 구성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층간소음, 구조물 진동, 콘크리트 재료, 설계, 디자인 개발 등으로 분산돼 있던 업무와 부서를 하나로 통합해 층간소음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시작으로 완충재, 신기술 개발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된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층간소음연구소는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확보된 기술은 지속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해 공동주택 건설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건설업계의 층간소음 저감기술 특허출원도 잇따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8일 아파트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 기술을 개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기존 아파트는 바닥을 시공할 때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차음재를 깔고 난방 배관을 설치하기 쉽게 기포 콘크리트층을 둔다. 이 기포 콘크리트층 위에 난방 배관을 설치하고 모르타르를 타설한 뒤 마루나 타일과 같은 바닥 마감재를 시공한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인 중량 충격음을 저감시키기 위해 콘크리트 슬래브의 강도를 높이고 차음재와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자재) 두께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자체 개발한 건식 패드를 설치해 모르타르 두께는 기존 40mm에서 70mm로(강화 모르타르), 차음재 두께는 기존 30mm에서 40mm(고탄성 완충재)로 늘렸으며, 콘크리트 슬래브에 철근을 추가 시공(내력 강화 콘크리트)해 바닥의 강도를 높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시공 후 양생까지 최소 3일이 소요되는 기포 콘크리트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이 단축되고, 습식공사를 건식공사로 변경함으로써 시공하기 편한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의 단면. 자료=대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의 단면. 자료=대우건설


DL이앤씨도 지난해 6월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노이즈 프리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DL이앤씨는 성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닥에 미치는 충격 패턴을 분석해 중량 충격음을 기존 60mm 차음재를 사용한 완충구조 보다 소음을 저감 시키는데 성공했다.

DL이앤씨가 개발한 기술은 아파트 바닥면의 기본 뼈대인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3개의 층을 겹겹이 쌓아 층간소음을 걸러주는 필터형 방식이다. 기존 방식보다 모르타르층을 2겹으로 배치하고 2배 두껍게 시공했다.

층간소음 발생 시 가장 위쪽에 시공된 시멘트 마감재인 크랙 방지용 몰탈층이 1차로 충격음을 흡수하고 균열을 방지해 준다. 이후 바로 아래쪽에 있는 진동 흡수용 몰탈층이 소음과 바닥 진동을 2차로 흡수한다. 맨 아래에는 독일 바스프와 기술제휴로 생산한 고성능 완충재가 콘크리트 슬래브와 밀착돼 울림현상과 소음을 마지막으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을 접목시켜 중량 충격음을 더 줄이는데 성공했다”면서 “해당 기술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 실증 실험동에서 성능 검증 후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