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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가들 오스카 작품상 ‘맹크’ ‘노마드랜드’보다 ‘미나리’에 무게…‘기생충’ 열풍 재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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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가들 오스카 작품상 ‘맹크’ ‘노마드랜드’보다 ‘미나리’에 무게…‘기생충’ 열풍 재연 기대

사진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영화 '미나리' 의 한 장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영화 '미나리' 의 한 장면.

현재 개봉 중인 영화 ‘미나리’는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 감독상을 수상한 제2의 ‘기생충’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현지시각 15일 아카데미상 후보작 발표로 그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지난해 수상 ‘기생충’과 ‘미나리’의 차이점은?

‘기생충’이 서울을 무대로 한 한국 영화였다면 ‘미나리’는 미국을 무대로 한 미국영화다.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인 데다 제작 자금도 미국 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정 감독의 인생 역정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한국에서 이민 온 가족을 그린 것이며, 대사 대부분은 한국어다. 이 때문에 골든 글로브상이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됐을 때는 할리우드 내에서 차별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 감독‧각본상에 함께 오른 것도 작품상 긍정 요소

그러나 아카데미상에서는 훌륭하게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그 외에도 감독상(리 아이작 정),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 작곡상을 휩쓸며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숫자로는 뒤지지만,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노마드랜드’ ‘ 사운드 오브 메탈’ 또 다른 작품상 후보 5개 부문의 ‘프라미싱 영 우먼’과 작품상 각축을 벌이고 있다. ‘맹크’는 비록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작품상 수상의 열쇠라는 편집상과 각본‧각색상에 들지 못했고 그동안 중요한 상도 놓치고 있어 선두주자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올해는 팽팽한 접전이 될 것 같다는 해석이다.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지난해 9월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이후 온갖 상을 휩쓸어 온 ‘노마드랜드’다. 하지만 수상에는 기세도 필요한 요소다. ‘노마드랜드’가 지구전을 잘 소화해 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파더’(2월 26일 개봉)와 ‘미나리’(2월 12일 개봉)은 이제부터 절정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이달 5일 뉴욕,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1년 만에 극장 문을 막 열었다. 이들 작품을 극장에서 보는 사람이 많아지고 평판이 점점 높아지면 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 국경초월 가족 이야기에 비평가, 관객 높이 평가 

세계 프리미어가 된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그랑프리와 관객상을 더블 수상했듯이 미나리는 비평가나 일반 관객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걸작이다. 무대는 1980년대 미국으로 한국 이민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의 농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좇아 아내 모니카와 두 자녀를 데리고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칸소주로 이주한다. 돈 없는 가족이 사는 곳은 오래된 모터홈. 여기에 한국에서 불러들인 모니카 어머니(윤여정)가 함께 살게 된다. 졸지에 할머니와 방을 공유하게 된 어린 데이빗(앨런 김/소년시절 정 감독)은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언어는 한국말로 집안 모습은 완전 한국 가정 그 자체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성공을 노리는 제이콥의 모습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인종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자의로 미국에 이민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동시에 이는 국경을 초월한 가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멀리 계신 늙은 부모를 위하는 일, 동거로 인해 가족 내에 약간의 혼란을 겪는 일, 남편을 도와주고 싶으면서도 금전적인 측면에서 아내가 불안해하는 모습 등은 1980년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 아니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아카데미 회원 국제화도 강력한 변수

최근 아카데미 회원은 급속히 국제화되고 있어 옛날과 같이 이른바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영화가 선택된다고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해 ‘기생충’ 수상은 바로 그 반증이다. ‘기생충’이 상을 받게 된 것은 언어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순수한 스토리의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요소가 있다면 어느 작품에나 기회는 있다. 과연 ‘미나리’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을지 다음 달 시상식이 기다려진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