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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류드라마 단골 등장 '녹색병의 마법'에 홀렸다…한국산 소주 매출 20%이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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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류드라마 단골 등장 '녹색병의 마법'에 홀렸다…한국산 소주 매출 20%이상 급증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한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면서 한국산 소주 매출이 일본에서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여배우 사쿠마 유이가 모델로 나오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광고.이미지 확대보기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한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면서 한국산 소주 매출이 일본에서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여배우 사쿠마 유이가 모델로 나오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광고.

진로와 참이슬 같은 소주로 알려진 한국 주류 제조회사 하이트진로의 일본 시장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일본에 대한 수출액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특히 참이슬이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자몽과 청포도 등 과일향 소주의 판매 비중은 2019년에 비해 무려 5배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10년 가까이 매출 감소세를 보이던 하이트진로가 ‘4차 한류 열풍’으로 소주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주는 해외에선 ‘먹으면 꼭 비밀을 털어놓고 싶은 녹색병’으로도 알려지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류 콘텐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등장

일본에서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현빈과 손예진이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12화에 나왔다. 두 사람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을 나누는 안타까운 장면이지만, 투명한 샷 잔에 소주를 들이켜는 손예진의 가련한 옆모습이 마치 CF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태원 클라쓰’에 이르러서는 1화에서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가 아버지와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을 비롯해 매번 어김없이 소주가 자주 등장한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시고 싶을 정도다. ‘나의 아저씨’ ‘동백꽃 필 무렵’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가 일본 소주의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은 나름 일리가 있다.

■ 일본선 사쿠마 유이를 한국선 아이유 광고 기용

하이트진로는 일본 시장에서 참이슬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여배우 사쿠마 유이를 기용한 일본 최초의 TV 광고를 방영했다. 또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나 옥외 광고, 교통 광고 등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굿♪’이라는 사인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일본 광고와 달리 한국에서는 어쨌든 ‘당대 최고의 톱스타’를 CF로 기용하는 것이 관례다.

참이슬의 초대 이미지 캐릭터를 맡은 것은 ‘대장금’의 배우 이영애였다. 김태희, 문채원, 솔로 가수 아이유, 레드벨벳 아이린 등 스타들이 광고탑을 맡아 왔는데, 요즘 가장 사랑받는 것은 아이유일 것이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진로의 광고모델로 일한 데 이어 2020년부터 다시 기용한 아이유를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영원한 뮤즈(여신)’라고 칭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일본에서 더욱 판로를 넓히기 위해 가정용 판매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뭐든지 그 거점이 되는 것이 편의점답게 벌써 지난해 12월부터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올해 3월부터는 로손에서도 참이슬 시리즈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야간 외식도 줄고 집에서 마시거나, 온라인 회식이 늘어난 요즘 소주를 마시며 한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