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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테이퍼링 논의 시작했지만 긴축발작은 허용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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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테이퍼링 논의 시작했지만 긴축발작은 허용 않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5일(이하 현지시간) 개최한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을 통해 공개됐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장 큰 관심이 쏠린 문제 가운데 하나였던 테이퍼링, 즉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역대급으로 시행한 양적완화 정책에서 빠져나오는 결정을 내릴 지에 대해 파월 의장은 1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논의에 들어갔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회의에서 계속 논의하겠다”고 덧붙여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 회의란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이 주관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 장관, 경제학자, 금융전문가 등을 초청해 매년 8월말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의미한다.

이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음을 파월 의장이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채권과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어왔기 때문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국채 매입 중단에 관한 신호,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감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테이퍼링 대비 시사


연준 출신의 경제전문가인 빈센트 라인하트 멜론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조선을 움직이려면 먼저 조타기를 움직여야 하는 것처럼 앞으로 있을 수 있는 테이퍼링에 대비하는 모습을 연준이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연준은 연준이 내놓는 입장을 보고 시장에서 적정 정책금리 인상시기를 예측하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을 가장 우선적으로 내놔야 한다는 점은 잘 이해하지만 경제가 좀더 회복하는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2013년 긴축발작 되풀이 안한다


연준은 과거에 경험한 ‘긴축 발작’의 재발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긴축 발작(긴축 경련)이란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양적 완화 종료를 시사한 뒤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증시가 급락했던 현상.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금리 인상가능성을 우려해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섬으로써 신흥국가들의 통화 가치나 증시 등이 급락하는 사태를 말한다.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3년의 긴축 발작은 연준의 급작스런 결정으로 발생한 경우라면 이번에는 시장이 대비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이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그는 “그동안 연준이 언급하지 않았던 통화긴축이라는 발톱을 처음으로 드러낸 것은 맞다”면서 “그럼에도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염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잘 안다, 물가가 생각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정도로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고 장기화 조짐이 있더라도 정책적으로 대응할 수단이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반응 고려한 행보


CNBC에 따르면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에 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점도표는 FOMC 위원 18명이 익명으로 제시하는 금리 전망을 모아놓은 표로 이번에는 전체 위원 중 13명이 오는 2023년 말까지 최소 한번 이상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11명은 두번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투자회사 QMA의 에드 컨 수석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연준이 양적 완화의 방향으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음을 충분히 밝혔기 때문에 점도표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증시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효과가 없을 경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연준과 시장 모두 이런 측면에서 고심하게 될 것 같다”면서 “현재 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준이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것처럼 잠정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닐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컨 전략가는 “그럼에도 연준은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는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건드리지 않고 자산 매입을 지속하더라도 시장에서 염려할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