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미국 기업들, 반갑지 않은 '달러 초강세'…2분기 매출 수십억 달러 증발

공유
0

[초점] 미국 기업들, 반갑지 않은 '달러 초강세'…2분기 매출 수십억 달러 증발

이미지 확대보기
달러화 초강세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매출이 수십억 달러나 줄어들면서 많은 기업들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영업 전망을 낮추고 있다.

이달 들어 IBM,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필립모리스 등 미국 통화가 20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다음날까지도 수백만 또는 수십억 달러의 히트를 기록한 증시 풍향계 기업들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 그룹은 미국 밖에서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을 창출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술 산업의 거물들이 앞으로 분기별 실적 발표에 따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 충격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 정책이 기업과 소비자 수요를 압박하면서 세계 경제의 침체 신호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어닝 시즌을 혼란스럽게 했다.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의 실질 소비 지출을 감소시키면서 각종 경제 데이터는 이미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HSBC의 맥스 케트너(Max Kettne) 전략가는 "달러 상승이 여기서 멈춘다고 해도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가 본 달러 강세는 단지 외환 역풍으로 인해 수익 추정치 추가 하락을 촉발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진정을 위해 워싱턴 정책입안자들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시키면서 달러 강세를 띄우고 있다. 미 연준은 이번 주에 또 한번의 대폭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 억제 차원에서 지속적인 통화 긴축 정책으로 유럽과 일본의 금리 수준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는 전형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통화 수요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대규모 해외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은 달러 강세로 인해 해외 매출의 가치가 떨어지고 현지 경쟁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떨어뜨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의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중국 내 봉쇄도 대규모 해외 사업장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주 IBM은 그린백 강화로 올해 매출이 2분기 약 9억 달러를 포함해 35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스테린 구강청결제 제조업체가 달러화의 급격한 상승으로 올해 매출이 40억 달러 줄어 들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존슨앤드존슨은 향후 가이던스를 낮추었다. 담배 제조업체인 필립 모리스는 지난 분기에 5억 달러를 돌파했고 드라마 '스트레인저 씽'을 포함한 스트리밍 방송사 넷플릭스는 달러 강세 때문에 4월과 6월 사이에 3억 3천 9백만 달러의 매출 타격을 입었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메트로닉 처럼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 급등 이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한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IBM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임스 캐버노(James Kavanaugh)는 "강세 속도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빠르다"고 회사의 실적 발표와 함께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헤지하는 모든 통화들, 그중 절반 이상이 올해 미국 달러에 대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 생각엔 전례가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캐버노는 IBM이 거래한 100개 이상의 통화 중 약 35개를 위험회피했다고 말했다. TCW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다이아네 제피(Diane Jaffee)에 따르면, 그것은 큰 외환 충격으로 두 배 이상 일부 투자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반응이었다고 한다. IBM 주가는 월가의 예상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그 결과로 5% 하락했다.

빅테크는 그 산업의 해외 영업을 고려할 때 달러화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골드만삭스는 S&P 내 기술기업 매출의 59%가 미국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S&P 500 그룹은 2021년 전체 매출 14조 달러의 29%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어떤 회사들은 다른 회사들보다 달러 때문에 조금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제피는 말했다. "비록 기술 부문의 시가 총액이 상당히 떨어졌지만, 환율 우려 때문에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더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우리는 여전히 신중하고자 한다"

"수익률상 투자자들은 주로 미국 사업을 하는 기업들 주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외 익스포저 규모가 큰 미국 기업에 대한 골드만 지수는 올해 국내 기업 대비 2배 이상 하락해 각각 19.6%와 9.1%를 기록했다.

현재로선 2분기 수익이 여전히 견고하다.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달러 강세 효과가 없었다면 그 수치는 12%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의 미국 주식전략 책임자인 조너단 골럽(Jonathan Golub)은 추정했다. 그는 달러 지수가 8~10% 상승할 때마다 S&P 500 수익의 약 1% 감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골럽은 "수익은 크게 증가하고 있고, 달러 강세가 아니라면 얼마나 더 좋을지 상상해 보세요"라고 덧붙였다.

수익에 미치는 달러의 영향은 종종 통화 가치의 실제 변동보다 뒤처지기 때문에, 달러 절상이 둔화되더라도 몇 분기 동안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Karl Schamotta) 수석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냉각되면서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때문에 달러화가 지금 최고점을 찍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샤모타는 "특히 유로화와 엔화에 비해 달러화의 큰 폭의 상승은 우리가 몇 분기 동안 보게 될 수익에 큰 영향을 뒤따라 미쳤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