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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바이든 코로나19 종식 선언에 거센 역풍…백신 업체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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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바이든 코로나19 종식 선언에 거센 역풍…백신 업체 주가 폭락

백악관, 공중보건 비상 사태 그대로 유지 강조 등 진화 나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과 야당인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종식 선언이 지나치게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의 코로나19 대응 예산 편성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이자를 비롯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 약을 생산하는 제약 업체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증시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영된 C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문제가 여전히 있고, 아직 많은 작업이 이뤄지는 중이지만, 팬데믹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고, 다들 상태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9월에 미 의회에 코로나19 대응 예산으로 224억 달러 (31조 2200억 원)를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예산안이 편성되려면 미 의회가 9월 30일까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추가 구매 등을 위한 예산 지원을 의회에 요청했다. 공화당은 기존 코로나19 예산을 모두 사용한 뒤에 추가 예산을 검토해야 한다며 백악관의 요구에 난색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이 나와 예산 확보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백악관은 19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할 계획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러스 대응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위한 계획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려고 2020년 1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를 90일 단위로 계속 연장하고 있다. 지난 7월 선포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10월 13일까지 유효하다. 미국 정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 기간에는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치료제 등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비상사태가 끝나면 개인이 자비 또는 건강 보험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치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하루에 400명가량 사망하고, 현재 최대 2300만 명가량이 ‘장기 코로나19 후유증’(롱 코비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것은 성급했다고 비판한다고 WSJ이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정부와 보건 당국이 대응 전략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향후 전략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지난 주에 “팬데믹 종식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9500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1백만 명 이상이다. 올해 1월 17일 시작된 주에는 일주일에 평균 97만 명이 감염됐으나 최근에는 6만 1000명가량으로 줄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종식 발언으로 19일 미국 백신 업체 주가가 폭락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약 13조 9400억 원) 이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더나, 바이오앤텍,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이 주력인 업체들은 이날 주가가 최대 9% 폭락했다. 바이오앤텍과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으나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인 화이자의 주가 낙폭은 2%대에 그쳤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에 시거먼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의 경제 침체 전망과 향후 부스터 백신 접종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관련 주식의 주가가 폭락했다설명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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