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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은행 영업시간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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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은행 영업시간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

1년 6개월안에 영업 정상화
노조, "노사합의 필요"반발

30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영업시간 변경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30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영업시간 변경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하면서 은행들도 약 1년 반 만에 영업시간을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으로 영업시간을 되돌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주요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로 정상화했다. 은행 영업시간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은 2021년 7월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수도권 점포를 대상으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오전·오후 각 30분씩 1시간이 단축됐다. 이후 그 해 10월 중앙노사위원회 합의로 전국적으로 단축 영업이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 조치가 순차적으로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지연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달 초 "은행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1시간 늘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지난해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 침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비판에도 은행들이 꿈쩍하지 않자,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압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코로나19로 왜곡된 제도들을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며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건 현재 국민들의 기본적인 상식과 정서에도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간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가 지연됐던 것은 금융 노사의 갈등 탓이다. 금융노조는 영업시간 원복에 각종 조건을 내걸며 반대해왔다.

금융 노사는 지난 18일 영업시간 정상화를 주제로 김광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과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을 진행했다. 사측은 이 회의에서 "더 이상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룰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면 곧바로 영업시간을 1시간 늘리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중앙노사위원회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겠다'고 합의했고 이후 2022년 교섭에서는 관련 문제를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논의한다고 정한 만큼 이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폐지되면서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영업 시간 정상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 측은 "시간을 갖고 노사 공동으로 현 영업시간의 효율성과 문제점을 모두 검토하자"며 합의에 의한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까지 열고 사측의 일방적 영업시간 원복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조는 사측의 합의문 해석이 법적으로 타당한지 따져보기 위해 가처분 신청까지 낼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가 영업시간 정상화를 놓고 투쟁 수위를 높이기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노조를 압박하고 있는데다가 국민 여론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노조의 반대가 계속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 이냐"는 질문에 "정부나 금융당국은 정당한 법 해석과 권한에 따른 조치에 대해 적법 하지 않은 형태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선 강하게 대응할 기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