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인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 바탕에 예술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불어넣기 위해 건립하는 사옥마저도 서로 경쟁하듯 독창적이고 독특하다. 구글은 모든 직원이 2분 30초 안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9개의 구부러진 직사각형 구조의 사옥을, 애플은 우주기지를 연상케 하는 타원형 사옥을, 페이스북은 벽이 없는 창고형 사옥을, 아마존은 밀림을 연상시키는 유리돔 사옥을 짓고 있다.
윤영달 회장은 아트경영을 실행하면서 우리의 소리를 바탕으로 한 국악과 미술 두 가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먼저 고객들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대보름 명인전’은 국내 최고의 전통 국악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8년 정월대보름에 시작해 올해로 벌써 여덟 번째 열렸는데, 한국 소리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행사라는 평가다.
윤영달 회장은 “대보름 명인전은 국악 정상급 명인들의 공연을 통해 고객 분들과 감동을 나누고 국악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그는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과 함께 판소리를 배우고, 퓨전국악공연인 ‘창신제’와 아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 아리랑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있다. 아리랑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개최하기 시작한 ‘서울 아리랑 페스티벌’은 브라질의 리우카니발처럼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윤 회장은 이처럼 전통소리에만 머물지 않고 경기도 장흥에 복합예술단지인 송추아트밸리를 조성해 고객과 직접적으로 감성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고객의 예술적 열정과 창조 본능에 부응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과자에 감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어 고객에게 감동과 행복, 꿈을 전달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윤영달 회장의 아트경영은 ‘예술가적 지능지수’(Artistic Quotient)를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로 모아진다. 지난 10여년 동안 경영현장에서 임직원들과 고민하고 실험하며 성장의 한계를 이를 통해 극복하는 해답을 찾아냈다.
윤 회장은 예술 경영의 목적에 대해 “내 몸을 던져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으면 고객들이 과자를 사먹지 않습니다. 예술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고객에게 감성이 담긴 과자를 제공하려면 과자를 만드는 사람들이 예술을 즐겨야 합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 회장은 연세대 물리학과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68년 선친인 고(故) 윤태현 창업주가 세운 크라운제과에 스물셋의 나이로 입사해 1971년부터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지난 2005년에는 해태제과를 인수해 크라운-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다.
예술로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지난해 ‘허니버터칩’으로 대박상품을 만들어낸 것도 아트경영을 실천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다음 신바람 도전이 무엇을 만들어낼지 자못 궁금하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