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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숙의 CEO캐리커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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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숙의 CEO캐리커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국제금융 노하우 활용 농협금융 수익구조 다변화 기대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캐리커처=허은숙 화백이미지 확대보기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캐리커처=허은숙 화백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통과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9일 취임한다.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경남기업에 대한 대출 등으로 취임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농협금융의 글로벌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금융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행정고시(23회)에 합격해 관료의 길에 들어선 김 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한국수출입은행, 금융연구원 등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게 우선 장점으로 꼽힌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리더십, 추진력, 소통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는 동안 터득한 국제금융 감각이 성장 한계에 부딪힌 농협금융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환 회장은 “수출입은행에서 쌓은 수출금융 관련 노하우를 활용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며 “농협이 가진 농·축산물 생산, 가공, 유통 노하우와 금융을 결합하면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농협금융지주가 받은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만큼 김 회장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말이다.

농협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총 자산은 315조7000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의 338조원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3위인 하나금융지주가 315조5000억원으로 단 200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순이익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2조824억원, KB금융지주 1조2330억원, 하나금융지주 9126억원에 이어 농협금융지주는 6499억원에 그쳐 순위는 4위로 처진다.

순이익 5000억원대를 기록 중인 지방금융지주 JB와 BNK금융지주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하나금융지주와 총 자산이 대동소이한 상황을 고려하면 농협금융지주의 순이익은 하나금융지주의 3분의 2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농협금융지주의 덩치에 걸맞지 않은 낮은 수익의 개선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판단한 김용환 회장은 취임 전 “농협금융지주의 최우선 과제는 NH금융의 수익성 향상과 다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저금리에 따른 구조적 악재에 놓여 있는 예대차마진을 통한 수익성 제고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능력별 급여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농협금융지주의 은행과 보험 자회사는 그동안 근속연수가 같으면 동일한 급여를 받는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급여체계를 차등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안정성은 농협금융지주의 최대 장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농협금융지주가 다른 민간 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할 때 치열함이 떨어진다는 소리다. 김용환 회장은 이 안정성에 경쟁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수익성 향상과 다변화를 통해 농협금융지주의 체질을 바꾸어야 할 과제를 안은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다양한 금융 경험과 수출입은행에서 쌓은 글로벌 감각으로 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정용 기자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