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녀이자 현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 부회장은 일찌감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다. 지난 2000년 케이블채널 올리브TV, XTM, tvN을 설립한데 이어 온미디어를 4345억에 인수했다. CJ E&M은 현재 17개의 채널을 확보한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에 투자하는 안목을 가진 이 부회장은 제프리 카젠버그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해외 유명 엔터테인먼트계 인사와 박찬욱, 봉준호 감독, 가수 싸이 등 국내 대표 아티스트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음식 한류를 전파하는 데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주력한 '바비고' 브랜드는 미국에서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1분기에 미국에서 만두 매출 350억 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특히 '비비고 만두'의 경우 1분기에만 지난해 매출의 40%에 이르는 22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비비고' 브랜드는 이미경 부회장의 음식한류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회장은 "세계 모든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은 한국음식을 먹고 때때로 한국음악을 들으며 일 년에 두 번씩 한국영화를 보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을 느끼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시아 시장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개척지로, 미국은 한식의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이미경 부회장.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이 부회장의 꿈이 꼭 성사되어 한류가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기를 기대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