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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최고의 아이들(41화)]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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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최고의 아이들(41화)]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봄이다. 꽃들의 향연이다.

말 그대로 지천에 꽃들이 만개하여 눈이 즐겁다. 교정 곳곳에 피어있는 꽃들 중 가장 많은 것은 민들레다. 노랗고 흰 민들레 중 노랗게 피어있는 민들레가 압도적이다. 제비꽃, 철쭉,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들꽃 사이로 앞 다투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역시 노랗게 피어있는 민들레다.
거짓말 조금 더하여 노란색으로 물들인 교정을 걸으며, 나도 모르게 민들레 사랑이 터져 나온다. 그다지 예쁘지도, 아이들은 바라다보아 주지도 않는 민들레, 그래도 왠지 정겨운 민들레, 그 민들레는 그렇게 봄이 오면 나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이끈다.

특히 올 해에는 예년에 비해 더욱 민들레가 교정 곳곳을 가득 채워 주었다. 덕분에 나의 마음도 풍성해졌다, 교정을 잘 거닐던 나에게는 한 번이라도 더 교정을 걷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꽃에 관심이 없던 나에게 스마트 폰 카메라로 촬영하여 추억으로 남기는 영광(?)도 베풀어 주었다.

정말로 언젠가는 시간과 지면이 허락한다면, 교정에 펼쳐진 꽃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게으름으로 이 핑계, 저 핑계로 이제야 민들레를 글감으로 시를 한 편 써 보았다. 제목은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다.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박여범

너는 어디서
날아 와, 이곳에
따뜻한 둥지를 틀었는가

노오란 옷을 입고
새하얀 자태로
살그머니 다가 온 그대는
진정,
봄의 전령사
사랑의 하모니인가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너랑 빨리 어우러져
바람타고
너어울 너어울
함박 웃으며 달려 가겠는가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네이버 지식백과 민들레에 따르면, 속씨식물문의 쌍자엽강에 속하는 식물로 들판에서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꽃은 4∼5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잎과 길이가 비슷한 꽃대 끝에 두상화(頭狀花: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통꽃이 많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가 1개 달린다.

“어머, 쌤, 이게 무슨 꽃이예요.”

“그래, 예쁘지, 민들레 꽃이야, 한방에서는 꽃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는 약재로 쓴다고 사전에 나와 있어. 그리고 열로 인한 종창·유방염·인후염·맹장염·복막염·급성간염·황달에 효과가 있으며, 열로 인해 소변을 못 보는 증세에도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젖을 빨리 분비하게 하는 약재로도 사용한다고 하네. 한국·중국·일본에 분포하는 것이 특징이라는구나.”

“그렇군요, 약재로도 쓰이는군요?”

“아, 생각났어요. 조용필이라는 가수가 부른 <일편단심 민들레>의 그 민들레가 그 민들레인가요?”

“그렇지, 노래에도 민들레가 있었구나.”

아이들은 민들레가 학교 주변에 많이 피어 있었음에도, 우리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했음에도, 그들의 존재에 둔감했다. 오히려 “왜 민들레 꽃이 예쁘다” 선생님은 말씀하시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꽃이 있게 마련이다. 장미, 튤립, 개나리, 매화, 진달래, 산수유, 목련, 백합 등등 좋아하는 꽃들을 보면 다양한 특성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 다양한 특성을 하나로 잡아주는 구심점 역할을 ‘민들레’가 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작은 소망이다.

아이들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바라다보면, 한 송이의 꽃이다. 아름다운 한 송이의 귀하디 귀한 꽃. 그들의 삶이 어우러지지 못하고 서로 자기가 예쁘다고 우기고 시기하다 보면, 학교는 무너질 것이다. 그 무너짐을 방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민들레 같은 아이들이 이 시대가 원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멋진 아이들이 아닐까 한다.

박여범 용북중 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
박여범 용북중 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예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밉지도 않은 민들레, 우리들의 아이들, 그 민들레꽃이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사랑으로 행복함으로 희망으로 아이들과 만난다면 우리의, 대한민국의 미래는 ‘OK’일 것이다. 이런 세상은 꿈이 아니다. 우리는 현실로 이루어 낼 수 있다.

민들레야, 아, 민들레야.
박여범 용북중 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