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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하고 즐거움 느끼게 디자인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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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하고 즐거움 느끼게 디자인하는 사람

[미래 직업의 발견] UX 디자이너

● UX 디자이너란?

‘디자인’ 하면 대개는 제품 디자인이나 패션 디자인처럼,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요소를 떠올린다. 최근에 주목받는 디자인 연구 분야로 대두된 UX는 ‘User Experience’의 약자로, 사용자의 만족도 향상 연구와 브랜딩을 위해 사용되던 방법들을 ‘사용자 경험’이라고 총칭했다.
좋은 UX란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사용할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UX이어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오래 기억되는 경험, 만족감 높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사람들은 독특하고 특이한 기억, 감성적인 소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자를 디자인한다고 하면 ‘예쁘게 생긴 생활 가구’의 관점이 아닌 ‘몸을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몸을 기댄다’라는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다. UX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용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를 파악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잘 제공하는 것이다. 운전자는 안내 표지판을 보며 직관적으로 판단하여 운전에 적용해야 한다. 표지판을 보고 운전자가 고민한다면 그 표지판은 분명 잘못된 것임에 틀림없다. 즉, 사용자를 고민에 빠지게 하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분야가 바로 UX 디자인이다.

● UX 디자이너 관련 읽어볼 만한 책은?

‘UX 디자인 이야기’는 명료하고 빈틈없는 UX 디자인의 기본서이다. 전문 UX 디자이너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 UX를 활용할 수 있도록 쉽고 빠르게 이해하도록 쓴 기초입문서로서 저자는 풍부한 저술 경력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있게끔 내용을 193개의 주제로 나누어 편집하고 UX 업계의 필수개념들과 함께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본질을 잘 다루고 있다. 사용자 경험에 대한 관계자가 아닐지라도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와 그들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적 주제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크게 5장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은 첫 장에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언어들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UX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디자인 방법론, 이어서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디자인적 사고, 끝으로 UX 디자인의 연장선상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간단히 소개하고 마친다.

애플의 창업주였던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잡스의 당부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새롭게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6는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상당히 크게 키웠다. 여기에는 위에서 아래로 화면이 내려오면서 엄지손가락만으로 화면 전체를 터치할 수 있는 리치 어빌리티(Reach Ability) 기능이 있다.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화면 전체가 아래로 내려오고 아이폰을 쥔 손의 엄지손가락이 닿는 범위로 화면 슬라이드를 내릴 수 있도록 했는데 이런 모든 것은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휴대전화의 크기나 색상 등 외관이나 가장 기본 기능인 통화보다 교육, 건강관리, 게임, 독서, 그림, 지도 등 기타 기능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의 창출이 더욱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소비자의 기대를 넘어 새롭게 디자인된 기능을 보고 필요성을 공감하고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차별화된 가치인 것이며 UX 디자인의 힘이라고 말한다. 가령 영화를 보러온 사람들이 상영관에서 나올 때 관람한 영화의 스토리가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영화예매 과정이 얼마나 간단했는지, 영화관의 좌석이 얼마나 편한지, 영화 속 특수효과가 얼마나 생동감 있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팝콘 봉투가 얼마나 귀엽게 디자인되었는지 등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변 요소들이 다른 영화관과 차별화되게 잘 디자인되어 있다면 관람객의 재방문 확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효과이자 의의이다.(본문 28쪽)

미래의 UX 디자인은 문화와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여 모든 종류의 디자인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문화 디자인과 관련하여 ‘컬덕트(culduct)’라는 용어는 문화와 제품의 합성어로 다른 제품,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문화적 가치를 체화한 제품을 뜻한다. 예컨대 제품과 미술작가를 1대 1로 연결하여 제품 각각의 특성과 의미를 투영한 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전시 작품은 프로모션용 달력, 다이어리 등으로 제작하여 활용하는 것이나 제과업체가 과자 자체로 미술품을 만들고 전시회를 열어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는 것이다.(397쪽, 566쪽) 또한 브랜드 네이밍은 가장 직관적이고 오래 가는 사용자 경험 전달 수단이자 그 자체로 간접 경험을 유발하고 고객이 특정 이미지를 쉽게 연상할 수 있게 해 준다. 한 여성이 자신의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빨간 립스틱 하나를 구매했다. 립스틱 아래에 적힌 이름이 ‘위험하다’는 뜻인 ‘dangerous’였다. 다른 립스틱들은 ‘스칼렛’과 같이 실제 색상을 나타낸 것을 표기한 데 비하면 이색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이 여성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립스틱을 또 구입했다. 이렇듯 잘 지은 브랜드 네임은 그 자체로 강력한 광고 효과를 가지며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상태를 전달한다.(392쪽)

‘UX 디자인’은 좋아 보이는 제품 및 서비스의 UX 디자인을 직접 살펴보고 사용자와 소통하며 디자인하는 방법, 사용자의 선택을 위한 매력적인 디자인 방법과 트렌드한 UX 디자인 전략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러한 사용자 요구를 정확하게 제품에 담는 과정을 시스템화할 수 있도록 지름길을 알려준다. 자칫 UX 디자인하면 시각적인 디자인에 한정하여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시각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제스처, 청각과 후각 등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모든 연결 작용을 포괄적인 UX 디자인에 담아 제시하고 있다.

애플의 팀 쿡 CEO가 UX디자인이 잘 구현된 것으로 평가되는 아이폰6를 소개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팀 쿡 CEO가 UX디자인이 잘 구현된 것으로 평가되는 아이폰6를 소개하고 있다.
사용자 경험상의 문제는 대충 보아서는 발견하기 힘들다. 대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 진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연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자인 프로세스가 바로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일반 직원들, 그리고 적극적인 고객들도 충분히 창의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음식을 보기 좋게 담을 수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 먹기 용이한 모양의 접시를 디자인한 레스토랑 주방장, 대기시간이 긴 환자들을 배려하여 진동벨을 설치한 병원장, 그리고 미술관에서의 효과적인 전시감상을 위해 작품들 옆에 QR코드를 붙이고 스마트폰으로 그것을 인식시켜 작품서령을 볼 수 있게 한 큐레이터는 모두 간단한 UX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결국 디자인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된다. 내가 만드는 UX를 누가 쓸지 항상 마음에 두고, 그들과 많이 소통하고 이해하며 보살펴주어야 한다. 또한 일반 대중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도 함께 해야 한다. 분명 세련되고 우아한 UX를 지향해야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휴대폰은 일상의 생활용품이며, 세상과 연결 시켜주는 주요한 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과 능력은?

UX 디자이너는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제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고 협업을 통한 리서치와 개발과정에 의해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전달력과 상대방의 말을 빠르게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해력이 중요하다. 특히 팀원 간에 빠른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는 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대화를 즐겨야 하며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디자인 작업을 묘사하는 언어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제품의 기능, 기술, 디자인, 그리고 사용자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므로 자신이 디자인한 사용자 경험을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묘사하고 적절한 사용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UX 디자이너들은 꾸준한 자기 계발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능력도 아니고, UX 디자이너에게만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다학제적이고 통섭적인 분야이므로 각 분야의 트렌드와 이슈를 알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 UX 디자이너는 다른 부서와 소통할 수 있는 배경지식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 비즈니스 목표를 둘러싼 인간, 환경, 사회, 기술 등에 대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양적, 질적 리서치를 진행하여 UX를 기획하고 전체 디자인의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 UX 디자이너, 왜 미래의 직업인가?

UX 디자인은 어느 분야에서나 다 통용되는 분야다. 일반 제품 디자인부터 건축 디자인, 웹, 앱 디자인까지 소비자가 그 상품을 고민 없이 사용하도록 디자인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의 시대,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다양한 서비스가 예상되면서 UX 디자인은 더욱 전문화되고 중요해질 것이다.
이재화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교육센터 연구원(서울화곡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