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공정한 거래로 세상을 바꾸는 공정무역전문가

공유
5

공정한 거래로 세상을 바꾸는 공정무역전문가

[미래 직업의 발견] 공정무역전문가

● 공정무역이란?

공정무역이란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이익을 보장하고 존중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무역거래 방식이다. 공정무역의 협력자가 된다는 것은 노동에 대한 생산자의 공정한 가격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커피, 쌀, 수공예품 등에 대한 세계시장 가격은 매우 불안정하고 종종 생산가를 밑도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공정무역을 통해서 보장된 최저가격은 적어도 생산비와 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하여 농민이 가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가족이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생산자를 위한 공정무역은 공정한 가격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기부자에게 받는 원조와 달리 공정무역은 다음과 같은 지속가능한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공정무역의 혜택은 단지 생산자와 노동자에게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정무역 프리미엄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증진시킬 수 있고 의약품을 공급하며 교육시설을 확충해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세계공정무역의 날인 5월 9일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15년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에 참석한 시민이 한 부스에서 공정무역 바나나를 고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공정무역의 날인 5월 9일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15년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에 참석한 시민이 한 부스에서 공정무역 바나나를 고르고 있다.
둘째, 공정무역은 농민, 수공업자, 노동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생산 방법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에 도움을 준다.

셋째, 규모가 작고 소외된 생산자가 국제시장에 접근하기란 매우 어렵다. 공정무역은 생산자가 국제시장을 이해하고 계약을 할 수 있게 하며 물자를 유통시켜 국제박람회에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다.

넷째, 공정무역 덕분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인식하게 되며 자신의 권리 옹호를 위해 무역 연합에 참여하기도 하여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섯째, 공정무역은 기술적인 전문성과 노하우가 생산자의 고유한 문화 안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그들이 생산하는 수공예품은 공정무역을 통해 안정적으로 보존될 수 있다.
● 공정무역 전문가가 하는 일

공정무역전문가는 생산자의 권리를 찾아주고 소비자에게 윤리적 소비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교육하는 일을 한다. 또한 공정무역전문가는 저개발 국가의 생산자와 그들이 생산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사이에서의 교역을 돕는 일 전반을 맡는다. 공정무역 관련 업무는 실제 생산지에 가서 생산자를 만나고 교역을 시작하는 일부터 식품의 수입과 제조, 판매, 유통까지 매우 다양하다.

제품이 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오기까지는 일반 도소매업과 다를 게 없다고 보면 된다. 창고에 보관하고 온라인이나 대형 마트에 판매하기도 하고 직영 카페를 열기도 한다. 소비에 대한 시민들의 개념을 바꾸기 위해 각종 캠페인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공정무역과 관련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정책을 만드는 콘텐츠 사업에도 참여하며 생산지에서 농민들과 만나서 지속적인 교육과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한다. 공정무역전문가는 공정무역을 통해 사회구조와 무역구조의 불합리성에 대해 인식하고 시장을 바꾸는 캠페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기도 하다.

● 공정무역 전문가가 되기 위한 교육과 훈련

공정무역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특별한 면허나 준비과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공정무역 제품 판매 캠페인은 중·고등학생 때부터 참여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중·고등학교 축제 등을 통해 공정무역 커피와 핫초코를 판매하며 공정무역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관련 학과를 살펴보면 공정무역을 통한 해외활동을 위해서는 해외 원조관련학과, 공정무역수입에 필요한 지식은 통상학과, 실질적인 공정무역 경영활동을 위해서는 경영학과, 공정무역 교육과 관련된 분야는 사회교육학과를 진학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정무역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평소 공정무역은 물론 다양한 사회경제 관련 서적들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업무에 따라서는 무역이나 국제개발, 또는 식품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현지인들을 만나서 교역해야 하므로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의 외국어 능력과 논리적 사고방식, 객관성과 확고한 주관, 창의력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정한 것에 대해 살필 줄 아는 선한 감수성 그리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또한 공정무역이 단순한 교역이 아닌 점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 공정무역전문가 관련 읽어볼 만한 책

모두가 행복해지는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책 두 권을 소개한다. 먼저 소개할 책은 ‘히말라야의 선물’이다.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다큐멘터리 〈히말라야 커피로드〉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히말라야 해발 2000m 아래 말레 마을에 살고 있는 네팔 커피 농부들의 가슴 벅찬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히말라야의 대자연이 키워낸 유기농 커피이자 현지 농부들에게 공정한 대가를 나눠주는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때론 그들과 함께 눈물짓기도 하고 잔잔한 미소를 짓게 되기도 한다.

말레 마을의 커피를 더욱 가치 있게 해준 것은 ‘굴미커피협동조합’의 공정무역 덕분이었다. 커피는 산지에서는 싼값에 거래되지만 중간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아주 비싼 값으로 탈바꿈한다. 이 중간 과정을 대폭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여 생산자는 좀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소비자는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공정무역이 말레 마을에 어떤 희망의 선물을 가져다주었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공정무역, 왜 필요할까’ 책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는 무역의 역사에서부터 경제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에 유리한 무역 관행이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려주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정무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먹는 다양한 식품들은 생산지가 전 지구촌에 걸쳐 있어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하여 우리 식탁에 도착한 것인데 이 식품의 생산자는 과연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계경제 안에서 ‘소비자의 힘’으로 물건들이 공정하게 교역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착한 소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비록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가난한 나라를 가난에서 당장 벗어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소비자들의 이러한 인식은 세계 기업과 국제기구들이 불공정한 무역의 문제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도록 압력을 넣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정무역의 의미와 가치를 알릴 수 있다. 또 필요한 물건을 살 때마다 공정한 가격을 치르고 생산한 제품인지 살펴보는 윤리적인 소비자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공정무역전문가의 현황과 전망

공정무역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공정무역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곳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중화된 상품시장이나 무역활동과는 거리가 있고 오로지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영역이 아니어서 급격한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욱 더 분업화되고 전문화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교육센터 연구원(서울 화곡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