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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3D프린팅-下] 자동차 업계에 부는 3D프린팅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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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3D프린팅-下] 자동차 업계에 부는 3D프린팅 바람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

3D프린팅 선도업체 로컬모터스…올 연말까지 '스트라티' 상용화


3D프린팅을 활용한 자동차 제조 업체 가운데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 로컬모터스다.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로컬모터스는 2007년에 설립됐다. 자동차 분야에서 최초로 개방형 혁신 비즈니스모델을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설계·생산 전 과정에 오픈소스를 운영하고 있다.

로컬모터스는 지난 해 9월 3D프린터로 2인승 스포츠 전기차 스트라티를 제작해 공개했다. 차의 프레임과 인테리어는 탄소섬유 강화 폴리머 화합물로 만들어졌다. 스트라티의 무게는 816㎏으로 최고 시속 40㎞까지 달릴 수 있다.

스트라티의 특징은 컨베이어벨트 제조 방식의 기존 자동차들과 달리 고객이 원하는 모양, 사양으로 변경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또한 제조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높은 재료비와 안전성 극복은 과제로 남아있다.

미국 로컬모터스社에서 3D프린터로 만든 전기자동차 스트라티. 로컬모터스는 올 연말까지 스트라티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출처:로컬모터스)
미국 로컬모터스社에서 3D프린터로 만든 전기자동차 스트라티. 로컬모터스는 올 연말까지 스트라티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출처:로컬모터스)
로컬 모터스사는 내년에 도로 운행이 가능한 '스트라티'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로컬모터스 측은 "올 연말까지 제조시간을 24시간으로 줄여 스트라티를 1만8000~3만달러의 가격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컬 모터스는 미국 내 4개의 공장에서 연간 2000~5000대의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에 소규모 제작공장 100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로컬모터스는 울산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로컬모터스는 지난해 연말부터 전략적 투자유치활동을 벌여 온 울산시 투자유치단과 올해 3D프린터 전기차 생산 및 연구 활동을 위한 마이크로팩토리 투자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투자협약 체결로 로컬모터스는 2016년 울산지역에 3D프린터 전기차 생산 및 연구시설인 마이크로팩토리를 건립하게 된다. 이는 아시아 최초의 '3D프린팅 전기차 생산공장'이 될 전망이다.

◆ 완성차 업계의 3D프린팅 기술 도입…어디까지 왔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3D프린팅 도입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자동차 산업에서 3D프린터의 활용 규모가 지금보다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3D프린터 회사인 스트라타시스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의 3D프린팅 활용도는 2009년 12%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33%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스트라타시스, 프랑스 피닉스 등과 자동차 부품 금형을 개발해왔다. 이미 10년 넘게 차량 부품 제작이나 설계 검증에 3D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3D프린터를 시제품 제작용도로 활용해 부품 개발비와 제작기간을 75% 이상 줄였다. 기존에는 엔진룸 목업(시제품)을 만들 때 3억원의 비용과 60일의 기간이 소요됐지만 3D프린터를 활용한 뒤에는 제작기간이 30일로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연간 1884종, 8487개 이상의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3D프린터 활용 이전에는 75억원에 달하는 개발비가 들었다. 3D프린터 도입 후에는 개발비가 15억원대로 대폭 감소했다.

흡기 시스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실물 제작에서는 제작기간이 60일에서 15일로 단축됐고, 비용도 4억65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98.9%로 절감했다.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도 디자인 확인, 기능성 테스트 등에 3D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람보르기니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스포츠카 시제품 제작에 걸리는 기간을 4개월에서 20일로 단축했다. 비용은 4만 달러에서 3000달러 수준까지 낮췄다.

도요타는 차량 개발과정에서 시제품 제작 시 금형 제작비가 과다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금형 제작비 230만 달러를 절감했다. BMW도 차량 검사용 치공구 개발에 3D프린터를 적용해 기존 대비 58%의 비용을 아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향후 20년 내에는 3D프린팅 기술이 대량생산 체제의 기존 자동차산업구조를 송두리째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3D프린팅 기술은 고객맞춤형 자동차 등 새로운 자동차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므로 완성차 업체들도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예상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