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4차 산업혁명 '퍼스트 무버' 되지 못하면 미래 없다

공유
10

4차 산업혁명 '퍼스트 무버' 되지 못하면 미래 없다

[미래학자 박경식의 미래진단-응답하라 2020(1)] 2016 CES·WEF로 본 한국경제 진단

●2016 CES 가전보다 자동차 등 비중 늘어…중국 업체 첨단 분야 성장세

●2016 WEF 파괴적인 기술혁신에 방점…기술과 재능이 부와 결합
해마다 연초에 열려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2개의 글로벌 행사가 이제 모두 끝났다. 1월 6~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과 다보스에서 20~23일 열린 2016 다보스포럼(WEF)이다. 이 2개 행사에는 글로벌 기업 CEO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치, 국제기구, 경제지도자들이 총출동하여 인류의 미래와 세계적인 경제·산업 흐름을 논의하므로 2016년과 향후 몇 년간의 미래를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따라서 이미 끝난 2개의 행사를 분석해 봄으로써 미래기술의 흐름과 산업 및 시장경제를 전망하고 2016년을 시작하는 우리의 위치를 진단해보고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CES는 원래 소비자 가전쇼로 올해는 150개국에서 17만6000명이 참가했고 참가업체가 3630개 업체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특히 올해는 그중에서 자동차, 로봇, 드론, VR(가상현실)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어 주류를 이루어 가는 느낌이다. 또한 2016년에는 스타트업 전용관인 ‘유레카 파크’가 상설되어 약 500개 스타트업이 출전 전시하여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크게 늘어가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CES는 이제까지는 글로벌 ICT 기업들의 잔치이었지만 올해는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여 이제는 소비자 가전쇼라는 말 대신에 자동차 쇼라고 불릴 정도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9개 및 부품업체 115개가 참가하여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고 글로벌 ICT 기업들과 융합을 모색하는 합종연횡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게 해주었다.

CES 2016의 주제는 ‘미래기술이 대중화되는 원년’으로 5개의 키노트 주제는 인공지능, 보안, 미래기술(드론,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웨어러블이었다. 그중에도 화제의 키노트는 인텔사의 ‘The Future of AI’ 인공지능이었다. 인텔사는 3D 인식 카메라인 리얼센스 기반으로 드론과 IOT 프로세서 기반의 웨어러블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전체 참가 업체 3630개 중 1300개로 전체의 36%에 달했다. 그 대부분은 스타트업으로 특히 드론업체 링두, 프로그론,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 러우위 등이 첨단 신제품을 대거 출품하여 크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삼성물산, KT 등 대기업 위주로 참가하여 크게 대조를 이루었다.

다보스포럼은 1971년 창립된 이래 금년이 46회째로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다보스포럼에는 세계 정치지도자들과 국제기구 수장 및 매출액 7억 달러 이상 글로벌기업 CEO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글로벌 공통의 이슈, 세계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이다.

올해는 2800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총 300여개의 세션에서 인류가 당면한 최고 난제를 논의하고 해법을 찾았다.

이미지 확대보기
다보스포럼 2016의 핵심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rth Industrial Revolution)가 선정됐다. 다보스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기술은 인류의 경제, 사회, 문화, 생태적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동체적 목표와 가치가 반영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4차 산업혁명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기존의 18세기 1차 산업혁명, 19세기의 2차 산업혁명, 20세기의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기기와 인간, 그리고 물리적 환경의 융합을 뜻한다. 하지만 인류가 아직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접하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그 변화는 종전의 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속도와 파급력은 인류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각국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에 의해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이런 기술 혁신은 생산, 관리, 지배구조 등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의 큰 변화가 예상되어 향후 10년간 일어나는 변화는 지난 50년간 변화를 능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인 기술이 핵심이다.

무인자동차와 드론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3D프린팅, 나노 및 바이오 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인데 이로 말미암아 국가 간 글로벌 공급체인도 바뀌고 새로운 시장도 끊임없이 창출되겠지만 그 부작용 또한 크게 부각될 것이다.

단순노동과 자본보다 기술과 재능이 중요해져서 부(富)는 기술을 결합하고 창조하는 쪽으로 이전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어 양극화가 심해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미국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운데)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 개막 하루전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해  '크리스털 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디캐프리오는 세계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탈 상'을 받았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운데)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 개막 하루전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해 '크리스털 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디캐프리오는 세계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탈 상'을 받았다./사진=뉴시스
한편 행사 직전인 지난 18일에 발표된 미래고용보고서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5년 내에 현재의 일자리 5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다보스포럼이 공개한 미래고용보고서는 파괴적 기술인 3D 프린팅, 나노기술, 인공지능, 로봇, 유전자학, 생명과학 등이 결합된 4차 산업혁명 때문에 기존 일자리 700만개가 사라지게 되고 대신에 새로운 산업에서 210만개의 일자리가 탄생할 것이라 발표했다.

또한 기술진보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부유층과 빈곤층 간, 노년층과 청년층 간에도 불평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포럼에 참여한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빼앗아 중산층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하지만 패자보다는 더 많은 승리자들을 생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으며,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인자인 셰릴 샌드버그 COO는 “미래기술의 등장으로 파괴될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이상 2개의 세계 경제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행사 결과를 보고 국내 경제 산업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5년은 그리 멀지 않았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늦다.

이미지 확대보기
2개의 글로벌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첫째는 미래에 부상하는 기술인 무인자동차와 드론 및 인공지능, 3D 프린팅, 나노 및 바이오 테크놀로지 개발에 빨리 매진하여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되지 않으면 우리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둘째는 미래 부상하는 산업인 전기자동차와 지능형 자동차 산업, 드론, 로봇산업 및 인공지능, 바이오산업, 3D 프린팅 산업에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시켜 미래 주력성장산업으로 키워가야 한다. 또한 행사기간 중에 다보스포럼을 방문한 매킨지의 도미닉 바튼 회장의 충고처럼 실버산업을 포함한 헬스케어산업, 농식품산업, 교육산업에도 큰 기회가 있음을 절호의 기회로 알고 아직 탄생하지 않은 미래산업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래고용보고서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사라지는 일자리와 미래 탄생하는 일자리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무너지는 중산층과 빈곤층에 대한 대비도 함께해야 하고, 청년층과 노년층을 위한 새롭게 탄생하는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미래 일자리에 대한 교육을 미리미리 시켜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것이 연초에 열린 글로벌 행사인 CES 2016과 다보스포럼 2016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이며 또한 미래 유망기술을 예측하고 미래 부상하는 산업을 예측하는 목적이다.
‘준비하지 않는 국가, 기업에는 미래란 없다’란 말과 같이 우리 앞에 닥쳐오는 위기를 피하고 다가오는 큰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미래 먹거리를 찾는 가장 빠르고 중요한 방법이다.
박경식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