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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국 때문에…'사중고'에 직면한 아프리카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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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국 때문에…'사중고'에 직면한 아프리카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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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theconversation.com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중국 경제 둔화와 저유가 등 각종 악재로 아프리카 경제가 위기에 몰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국경제의 감속 및 국제유가 침체 등 난제로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투자 낙원(프론티어)이라 불리는 아프리카 경제가 사중고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천연자원과 중국 투자에 의존해온 아프리카 국가는 통화 약세, 국내 물가 상승 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달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는 달러당 16 랜드를 돌파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남아프리카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랜드의 매도로 이어진 탓이다.

남아공 외에도 앙골라, 가나 등 중국 자본이 대거 침투한 아프리카 자원국 통화는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가 아프리카 경제가 직면한 최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주식인 쌀이나 밀가루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통화 하락은 국내 물가 상승으로 그대로 이어져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미국이 9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점도 아프리카에는 새로운 난제가 되고 있다.

자국 통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지금까지 유입됐던 투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아프리카의 한 통화당국 관계자는 "미국은 자국 내 사정밖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프리카에서 외환보유액이 풍부한 국가는 거의 없기 때문에 당분간 통화 당국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내 중국 투자 현황(2010년 현재). / 출처= face2faceafrica
아프리카 내 중국 투자 현황(2010년 현재). / 출처= face2faceafrica

세번째 난제는 국제유가 하락이다. 국제 유가는 200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유가는 현재 배럴당 3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8년 기록한 역대 고점인 147.27달러에서 80%가량 폭락한 것이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가봉, 적도기니 등 산유국이 아프리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의 이코노미스트는 "저유가가 산유국 경제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미국 금리인상, 저유가 등 3가지 난제에 이어 사회적인 리스크도 아프리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나 나이지리아에서 악명을 떨치고 극단주의 무장단체 등이 이러한 리스크에 포함된다.

서아프리카에서 환산됐던 에볼라 바이러스로 유럽 및 아시아 지역은 물론 역내 통합을 추진해온 아프리카 역내 국가들도 서아프리카와의 무역을 차단하고 있다.

에볼라가 유행했던 기니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은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 종식을 선언했지만 교역국들은 여전히 상품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풀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외교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아프리카 역내 통합이 크게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세력을 강화하고 있는 보코하람은 자신들의 공격 대상을 주변국으로 확대하고 있어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관계국들이 이를 방어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사하라사막 이남의 서브사하라 지역에는 독재국가도 여럿 존재한다.

때문에 아프리카 경제가 침체되면 중동에서 2011년 일었던 아랍의 봄 사태가 아프리카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