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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장도 ‘가성비’가 대세…하이얼·샤오미 국내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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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장도 ‘가성비’가 대세…하이얼·샤오미 국내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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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글로벌이코노믹 김나인 기자] # 직장 2년차 김아람씨(30)는 최근 중국 TCL TV 32인치를 구매했다. 국내 제품이 품질이 좋긴 하지만 혼자 살기 때문에 가격이나 공간 활용면에서 부담스럽다. 김씨는 “30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TV를 구매할 수 있어 좋다”면서 “그 전까지는 TV 대용으로 모니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1인 가구, 맞벌이 증가, 세컨드 TV 수요 증가 등 생활패턴의 변화에 따라 TV 제품 선호도도 달라지고 있다. 고가의 TV보다는 TV 대용으로 모니터를 구입하거나 혼자서도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것. 특히 샤오미, 하이얼 등 중국산 TV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TV 시장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 1인 가구 증가, TV보다 ‘모니터’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2000년 15.6%에서 2014년 25.6%, 2035년 34.3%로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TV 수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모니터의 판매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반면 TV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는 것.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1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트렌드 변화에 한몫 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고가 가전 중 하나인 TV를 교체하는 수요는 줄어드는 대신 TV 대용으로 모니터를 구입하려는 ‘실속형 소비자’들 또한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TV 대신 모니터를 거실에 놓고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케이블을 통해 TV나 모니터를 PC로 전환할 수 있는 초소형 PC 출시와 맞물려 대형 모니터 수요 증가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TV겸용 모니터 매출의 성장세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평균 9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TV겸용 모니터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TV겸용 모니터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0% 상승했다. 옥션에서도 50%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 보급형 TV 시장, 중국 제품 약진

하이얼 무카
하이얼 무카

프리미엄 TV 시장을 제외한 중·저가 시장은 최근 중국산 제품의 약진이 돋보인다.

눈에 띄는 업체는 샤오미, 하이얼, TCL이다. 출시 제품은 대부분 30~40인치대 중·소형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 인해 국내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는 판단이다. 1인가구, 숙박·외식업체 등을 20만~4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대로 공략한다. 국내 소비자의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식으로 바뀌면서 안방 중저가 TV 시장도 중국 제품에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광군제 등 중국 쇼핑 시즌에 맞춰 중국 가전제품을 ‘직구’로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최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부문을 인수한 글로벌 가전업체 ‘하이얼’은 중국 내수용 중저가 브랜드 ‘무카(MOOKA) TV’를 지난달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32인치 HD화질의 LCD TV(모델명 MLS8O32B)를 29만9000원. 비슷한 스펙의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이 40만~50만원임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TCL TV는 국내 출시 열흘 만에 32인치와 40인치 제품이 품절됐다. TCL TV가 인기를 얻는 것은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 때문이다. 스탠드형 기준으로 32인치 29만9000원, 40인치 49만9000원에 판매한다. 중국 TCL TV를 독점 유통하는 롯데하이마트는 곧바로 추가 도입에 나섰다.

‘가성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샤오미도 국내 시장에 TV를 내놓는다. 국내에서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직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부분의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이라고 폄하했지만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중국 제품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도 TV 시장에 진출했다.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 TV 강점도 저렴한 가격이다. 기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보다 가격이 10~20% 정도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온 가족이 즐기는 프리미엄 TV를 구입하기보다는 혼자서도 부담 없는 가격에 구매하고 즐길 수 있는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라며 “중국산 TV가 저렴한 가격으로 중·저가 TV 시장 틈새를 공략해 스마트폰 시장처럼 국내 TV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 기자 silk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