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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가 박경식의 미래진단: 응답하라 2020(3)]"헬조선 청년들아 4차 산업혁명에서 탈출구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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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가 박경식의 미래진단: 응답하라 2020(3)]"헬조선 청년들아 4차 산업혁명에서 탈출구 찾아라"

세계 50대 부자 70%는 '흙수저'…미국 출신들 IT분야서 富 일궈

인공지능 등 새로운 직업군 탄생…자수성가할 좋은 기회로 삼아야

며칠 전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접수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은 충격적이다. 전국에서 총 4100명 선발에 22만명이 지원하여 평균 경쟁률은 54:1 이고, 그중 최고 경쟁률은 일반행정분야로 406:1이다.

국내 10대그룹 대기업의 평균 근속연수(9.8년)가 10년이 채 안되는데도 청년들은 이처럼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오는 2월 대학졸업생 10명 중 8명은 아직 정규직 취업이 안된 채 졸업식을 맞이하게 되는데, 조사 응답자 중 17%만이 정규직 취업에 성공하였고, 61%는 취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회적으로 가장 유행한 말 중의 하나는 ‘헬조선’이란 단어이다.

스스로가 취업, 결혼, 꿈, 희망 등을 포기한 7포 세대라 부르고, 헬조선이라 거침없이 말하는 것의 제일 큰 원인은 직업, 일자리 문제였음이 조사 결과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인 알바천국이 만 19세 이상 30세 미만 청년 9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5 올해의 이슈’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이 꼽은 2015년 가장 공감되는 신조어는 ‘금수저, 흙수저’(44%)이었으며, 2위는 ‘헬조선’(한국이 지옥에 가까운 희망없는 사회라는 의미, 29.9%), 3위 ‘열정페이’(11.4%), 4위 ‘N포세대’(8%), 5위 ‘노오오력’(3.1%)이었다.

특히 청년들의 매우 어려운 취업 세태를 반영한 ‘수저론’이나 ‘헬조선’과 같은 신조어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청년들의 불안하고 암담한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 모습으로 확인되었으며 그중 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취업 준비생은 ‘헬조선’(35.1%)을 지난해의 신조어 1위로 꼽으며 어려운 구직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 중심 도로에서 수백명의 택시 운전기사들이 모바일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우버는 스타트업기업으로서 몇 년만에 급성장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 중심 도로에서 수백명의 택시 운전기사들이 모바일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우버는 스타트업기업으로서 몇 년만에 급성장했다./사진=뉴시스
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남성 1300여명을 연령에 따라 1940년부터 1959년생까지 산업화세대, 1974년생까지 민주화세대, 1995년생까지 정보화세대로 나눠 면접 조사를 했는데, 학력이 세대간 대물림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직업에서도 이런 대물림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계층이동이 막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1970년대 근대 산업화를 시작한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성과를 이루어 G20 국가에 선정되고, 세계 10위내 무역국가로 성장했다. 한국사회가 이처럼 매우 역동적으로 성장하면서 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큰 역할을 했다. 이는 국가 지도자 및 모든 국민의 오직 잘 살아보자는 결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성공에 사로잡혀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래학의 아버지라는 하와이대학의 짐 데이토 교수는 “한국은 지난 시절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도 보장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해외 선진 국가들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미래를 보고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 활성화하여 새로운 부를 이루도록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런 부를 이룬 사례가 많다.

우버(Uber)의 공동창업자 트레비스 캘러닉은 2009년에 “택시를 잡는 데 30분이나 걸려 짜증”나서 창업을 결심하고 ‘모바일 버튼 하나로 택시를 부를 수 있을까’로 시작된 그의 아이디어는 ‘모든 운전자를 기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현재의 우버를 일궈내 오늘날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약 60조원)로 국내 2위 기업인 현대차그룹과 4위인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합한 것과 같은 기업이 되었다.

또 에어비앤비(Airbnb)는 2008년 8월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로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현재 190개국에서 숙박을 중개하고 있으며, 2초당 한 건 씩 예약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숙박공유 시스템으로 기업가치 255억 달러의 기업이 되었다.

중국대륙의 실수라는 샤오미는 2010년 7월에 레이 쥔 등 8명의 파트너에 의해 창립되어 오늘날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되었으며, 창업 5년된 비상장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460억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지난 2월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비즈 인사이더가 세계 최고 부호 11만명의 자산을 추적조사하여 세계 최고 갑부 50명 순위를 공개하였는데, 50명 중 3분의 2 이상이 맨손으로 창업하여 세계 최고 부호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 순위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위 빌 게이츠(874억 달러), 2위 스페인 자라의 인디텍스의 아만시오 오르테(688억 달러), 3위는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607억 달러), 4위는 인터넷 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566억 달러), 5위는 미국 석유재벌 코크 집안의 데이비드 코크(474억 달러)로 나타났다.

또 신흥 부호로 주목받고 있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428억 달러)가 8위에,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385억 달러)와 세르게이 브린(370억 달러)이 각각 11위와 12위에 올랐다.

이 자료에 의하면 세계부호 50명 중 29명은 미국 출신이며, 그중 25%는 정보기술분야에서 부를 이루었다. 50위 안에 들어있는 빌게이츠, 오르테가, 버핏, 베조스, 저커버그를 포함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및 필 나이트 나이키 회장 등 주요 인물들이 창업을 통해 굴지의 대기업을 일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우리 젊은이들은 ‘부의 상속만이 부자가 되는 길’이라는 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세계 50대 부자 중 3분의 2는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 출신 자수성가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한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세계 부호 상위 400명을 분류했을 때 65%인 259명이 자수성가형이었고, 나머지 141명(35%)은 상속형으로 집계 발표되었다. 400위 안에 든 한국 부호 5명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83위·117억 달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54위·79억 달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1위·66억 달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302위·47억 달러), 최태원 SK그룹 회장(374위·41억 달러)으로 이들은 모두 창업자가 아닌 상속자였다.

미국의 경우 총 125명 중 자수성가형이 89명(71%), 중국 29명중 28명(97%), 일본이 5명 중 5명(100%)인데 반해 한국은 5명 중 단 한명도 없었다(0%).

포브스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10대 부자 중 창업 1명, 상속 9명(창업자 비율 10%), 50대 부자 중 창업 14명, 상속 36명(창업자 비율 28%)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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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3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경우 10대 부자 순위 중 창업자와 상속자를 비교하면 한국은 상속자가 10명 전부이고, 일본의 경우 10명 중 상속자는 단 2명으로 8명은 창업자였다.

이를 분석해 보면 세계화가 빠르고 미래 지향적인 국가인 미국, 일본, 중국은 창업자의 비중이 우리보다 훨씬 더 크며, 우리의 경우 기득권 수성이 너무 지나쳐 상속자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부의 대물림은 우리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결과는 우리 청년들이 지옥같은 취업전쟁뿐만 아니라 금수저, 흑수저를 비관하고, 헬조선을 외치며, 스스로를 N포 세대로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들을 이제는 헬조선으로부터 탈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해법은 그들에게 미래비전을 심어주는 것이다. 창업으로, 창직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미래의 부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이상 그들의 험난한 취업과 결혼, 출산, 희망 등의 포기가 그들만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그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심어주고 비전을 갖게 해주는 것이 해법이 될 것이다.

그 해법에는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세계변화 및 미래사회 변화와 메가트렌드를 알려주어 더이상 암기위주 실력과 스펙 위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음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지난달 23일 끝난 ‘다보스포럼(WEF) 2016’이 발표한 ‘미래고용보고서’를 보면, 로봇과 인공지능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일자리가 5년내 7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매킨지는 대부분의 일자리는 인터넷 등 파괴적인 기술에 의해서 사라진다고 했고, 세계 최고 미래학자로 일컫는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전세계 일자리 20억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이번에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은 속도와 파급효과 측면에서 종전의 혁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할 것이라 경고했다. 중요한 것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일자리는 현재 산업을 파괴시키는 미래기술인 파괴적 기술에 의해서 사라지고 기존 산업이 아닌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일거리가 탄생할 것이다. 즉, 미래 부상하는 기술과 미래산업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직업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한다.

미래 직업은 기존산업의 파괴적 기술인 3D프린터, 드론, 데이터, 무인자동차, 로봇산업, 인공지능 등에 의해서 새로운 직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청년들에게 사라지는 현재 직업이 아닌, 미래 뜨는 직업을 알려주고, 대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서 그들이 비전을 갖고 스스로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플랫폼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더이상 신림동 고시촌에서 수년간 고시공부에만 몰두하고, 노량진 공무원시험 학원가에서, 대치동 대학입시 학원가에서 수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청춘을 불태우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어야 한다.

사라지는 직업 대신에 미래 탄생할 직업을 미리 연구하고 만들어 내서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100세 시대를 살아감에 그들에게 미래에 필요한 일자리, 일거리, 미래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금수저·흙수저,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에게 국가와 정부, 기성세대, 전문가가 해야 할 큰 역할인 것이다.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란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다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
박경식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