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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분당·용인 세입자들이 주말마다 위례신도시 찾는 까닭은···치솟는 전세값 대안 위례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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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분당·용인 세입자들이 주말마다 위례신도시 찾는 까닭은···치솟는 전세값 대안 위례APT?

위례신도시 아파트 전경
위례신도시 아파트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최인웅 기자] 용인 수지에 사는 장 모씨(44)는 7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요즘 주말이면 위례신도시로 아파트를 보러 다니고 있다. 2년 전에도 전셋값 때문에 8000만원 가까이 올려 집주인과 재계약을 했지만, 올해는 집주인이 1억3000만원을 추가로 더 올려달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이 강남에 있어 수지나 분당, 판교 등이 출퇴근하기가 수월하지만, 2년 전에도 전세대출을 늘려 겨우 재계약을 했는데 올해 또 추가로 1억 원 이상을 올려달라고 하니 차라리 위례 분양권을 구입하거나 전세로 이주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며 “작년 말부터 입주 아파트가 많이 늘어나서 그런지 위례가 수지나 분당보다는 전셋값이 저렴한 편”이라고 전했다.
분당 수내동에 사는 김 모씨(41) 부부 역시 주말이면 위례 아파트를 돌며 조금이라도 괜찮은 전세물건이 나왔는지 비교하는 게 요즘 일이다. 아직은 전세 만기가 6개월가량 남아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세물건은 줄고 반전세나 월세가 늘어나니 불안한 마음에 하루라도 먼저 괜찮은 전세물건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그는 “저금리다 보니 집주인들이 본인이 직접 대출을 받더라도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길 바라는 것 같다”며 “구형 아파트를 월세까지 높여 재계약하는 것보다는 아직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새 아파트에 전셋값도 저렴한 위례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수지 동천동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올해가 짝수년이라 전세 재계약이 많아 이맘 때쯤이면 전세계약이 늘어야하는데 요즘엔 생각보다 덜한 편”이라며 “전셋값이 워낙 오르다보니 위례 등을 대안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된 위례신도시가 수도권 전세난민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통과 편의시설을 갖춘 웬만한 수도권 아파트라면 2년 전에 비해 전세 재계약 비용이 1억원 전후 올랐기 때문에 자금부담을 극복할 수 없는 세입자들에겐 아직은 입주초기라 할 수 있는 위례가 전셋값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용인 수지 동천동 래미안이스트팰리스 30평대 아파트의 전셋값은 2년 전 4억원 전후에 계약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5억원 전후로 1억원 가까이 올랐으며, 40평형대의 경우엔 2년 전 4억5000만~5억원에서 현재는 6억~6억5000만원으로 최고 1억5000만원까지 뛴 상태다.

반면 위례는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세물량이 늘어나 현재 단지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39평형대(전용 101㎡) 기준 전셋값이 평균 4억원대 전후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수지나 분당일대 웬만한 30평형대 아파트 2년 전 전셋값으로 서울과 가까운 위례신도시에 둥지를 틀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 초 만해도 전세물량이 급증하면서 하락세를 나타내던 위례 아파트들의 전셋값이나 분양권 프리미엄도 최근 다시 바닥을 다지면서 반등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위례 그린파크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위례 그린파크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래미안, 그린파크푸르지오 등 전세나 분양권 물량 거의 소진…현재 입주단지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

오는 29일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는 대우건설의 ‘위례 센트럴푸르지오’는 요즘 주말마다 분양권과 전세거래를 알아보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삼성물산 ‘래미안’,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부영 ‘사랑으로’, 대우건설 ‘그린파크푸르지오’ 등 7000여 세대가 한꺼번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올 초엔 전셋값과 분양권 프리미엄이 다소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입주가 마무리되는 단지가 늘기 시작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위례 민간아파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면적대는 전용 101㎡(39평형)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주력으로 분양한 바 있다. ‘센트럴푸르지오 위례’의 경우에도 총 687세대 중 전용 101㎡가 463세대로 가장 많고, 전용 94~95㎡(36평형)대가 224세대로 구성됐다. 현지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전용 101㎡기준 이 단지의 전셋값은 평균 4억2000만~4억6000만원 사이에서, 전용 94~95㎡는 평균 4억원대 전후에서 각각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래미안과 그린파크푸르지오 등이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최근 센트럴 푸르지오 전세를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여기는 위례 단지 중 39평형 아래 면적을 분양하는 몇 안되는 아파트인데다 초중고 등 학교가 단지 바로 앞에 있어 좀 더 저렴한 전세를 원하는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분양권도 39평대 기준 프리미엄이 작게는 7000만원 전후에서 많게는 1억원대 전후까지 붙어있고, 요즘 거래가 늘면서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위례에서 현재 민간건설사가 분양한 단지 중 가장 전셋값이 저렴한 아파트는 ‘롯데캐슬’과 부영 ‘사랑으로’를 꼽을 수 있다. 센트럴 푸르지오와 같이 39평형 미만의 30평, 34평형대를 분양, 롯데캐슬의 경우 30평형대 전셋값은 3억3000만~3억5000만원, 부영 사랑으로는 34평형 기준 3억5000만원 전후에 각각 전셋값이 형성됐다.

특히 부영 사랑으로는 34평형기준 현재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원 전후까지 붙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도 다른 단지에 비해 평당 100만원가량 싸기도 하지만, 우선 위례에서 같은 평형대 매물이 거의 없는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55평형대의 경우에는 올 초 만해도 일부 프리미엄이 없는 물건도 있었지만, 현재는 최소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형성됐다.

지난달 입주를 마무리한 그린파크푸르지오는 전용 101㎡기준 전셋값이 4억~5억원까지 형성됐다. 남한산성과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 동의 경우 4억5000만~5억원 사이까지 거래됐고, 일반 시가지 조망권 단지는 4억~4억5000만원 사이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아직 위례-신사선이나 트램 등 중심상권이 안 갖춰진 상황이라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남한산성이나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 그린파크에 대해 선호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래미안보다 저렴한 편이었지만 막상 입주가 시작되고 난 후 최근에는 래미안과 비슷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린파크푸르지오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은 거실에서 골프장 조망이 나오는 물건은 1억5000만원 전후까지, 골프장 조망 일부가 나오는 단지는 8000만~1억원까지 실거래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도로에 걸친 동들은 기준층기준 6000만~8000만원 사이에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곡천 수변공원 조망과 위례 중심부에 위치한 래미안은 현재 전세매물이나 분양권 매물도 거의 소진된 상황이다. 작년말 101㎡기준 수변공원이 가능한 물건은 한때 5억5000만원까지 전셋값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올 들어 타 단지들의 입주와 맞물리면서 현재는 4억5000만~5억원 사이로 하락, 지난달부터 남아있는 물량이 빠르게 계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미안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수변공원 조망이 안 나오는 저층 세대들도 평균 분양권 프리미엄이 최소 1억원 이상 형성됐지만, 물건을 찾는 사람들에 비해 매물이 별로 없어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도 39평대 저층이나 반전세 말고는 거의 없고, 현재는 거의 입주를 해 등기까지 완료한 세대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래미안과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아이파크 1차’와 현대 ‘힐스테이트’ 역시 현재는 등기를 대부분 완료해 분양권 매물이 거의 소진됐고, 전세도 일부 물건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태다.

다만 이달 ‘센트럴 푸르지오’에 이어 다음달 말부터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2차’, 6월 ‘엠코타운 센트로엘’, 7월 ‘자연&래미안 e편한세상’ 등 앞으로도 입주할 단지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전세물량은 지속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이중 '아이파크 2차'는 현재 분양권과 전세매물이 늘고 있으며, 36평대(전용90㎡) 기준 전셋값이 평균 4억~4억5000만원 사이에 형성됐고, 분양권 프리미엄은 1억~1억5000만원까지 호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팀장은 “위례는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신규분양이 없어 분양권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와 수요가 꾸준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도 청약과 계약률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위례 단지들의 저렴한 분양가가 주목을 받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또 “현재 수도권을 대체할만한 교통권이 가장 좋은 신도시는 판교나 위례가 쌍벽을 이루고 있지만, 판교는 이미 전셋값이 너무 올랐고, 위례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인웅 기자 ciu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