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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구조조정에도 조선·해운 주가 희비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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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구조조정에도 조선·해운 주가 희비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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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구조조정에 돌입한 해운주와 조선주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해운주는 동반급락하고 있는 반면 조선주는 바닥에서 반등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용선료에 발목이 잡혀 수익개선이 불투명한 해운주에 비해 비용절감 등 자체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이 개선되는 조선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주 주가 된서리, 비싼 용선료에 발목

자료=KB투자증권, 한진해운 운임하락과 시장 운임하락 비교, 4Q15 기준
자료=KB투자증권, 한진해운 운임하락과 시장 운임하락 비교, 4Q15 기준
최근 해운주와 조선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진해운의 채권단 자율협약신청에 맞물려 해운주의 주가는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22일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은 그 다음날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그 뒤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않은 채 1900원 안팎에서 횡보중이다. 28일에는 3.42% 하락한 1835원으로 주저앉았다.

비슷한 처지인 현대상선도 상황은 녹록치않다. 앞서 채권단조건자율협약을 신청한 현대상선은 지난달 18일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7대1 감자를 결정한데 이어 지난 20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주가도 2000원으로 연중 최저치 수준이다.

아이러니한 현상은 해운업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조선업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28일 각각 2.61%, 2.07% 하락했으나 지난 이틀동안 각각 5.45%, 4.68%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승우위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같은기간 주가가 11.19% 껑충뛰었으며 28일도 0.57%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전일 현대중공업(2.22%), 삼성중공업(1.39%), 대우조선해양(3.30%)은 전날에 이어 모두 강세를 보였다. 이날 현대미포조선은 8.01%로 껑충 뛰었다. .

이처럼 구조조정업종에 속하더라도 주가가 웃고 우는 것은 사업구조의 차이다. 해운주의 경우 자력으로 통제범위를 벗어난 비싼 용선료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은 외환위기 당시 보유하던 배를 팔고 외국 선사들에서 배를 빌려 영업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문제는 해운업의 호황불황에 따라 연동하지 않는 고정된 계약조건이다. 해운업 호황기에 책정한 용선계약으로 운임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용선료를 지급하며 영업을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때문에 현대상선, 한진해운 모두 외국 선사들과의 용선료 인하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선주 고강도 구조조정효과로 실적개선, 수주가 변수

자료=하나금융투자, 국가별 선박 인도량 비교(CGT)
자료=하나금융투자, 국가별 선박 인도량 비교(CGT)
반면 조선업의 경우 자체 구조조정이나 수주에 따라 실적이 호조되는 구조다. 실제 비용절감에 성공한 조선사들이 잇따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 1분기에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2013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의 흑자전환이다. 현대미포조선도 같은기간 580억원을 기록하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사업구조의 차이로 당국도 해운업, 조선업에 대해 차별화된 시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해운업의 경우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합병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통폐합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실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적 해운사가 2곳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다"라며 합병가능성도 언급했다.

반면 조선업의 경우 인수합병보다 고강도 자체구조조정을 요구하며 해운업보다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조선사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하되 대형 조선사 및 해운사 간의 인위적 합병이나 빅딜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정부주도의 인위적인 통폐합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한편 조선주가 바닥탈출에 성공했으나 수주불확실성에 노출된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조선사들의 1분기 실적은 긍정적이나 이는 대부분 환율, 비용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수주부진에 따른 실적하향조정 리스크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본격적 매수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주회복의 방향성이 결정될 때까지 매수를 자제하고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량조선주의 경우 1분기 실적은 양호하게 나왔지만 신규수주 부진에 따른 수주잔고 급감은 향후 실적에 심각한 위협이 될 전망"이라며 "수주잔고 급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b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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