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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14)]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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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14)]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

한국의 부모는 자녀들이 학교에 갈 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와.’라고 말하는 반면 유대인 부모는 ‘선생님께 질문 많이 하고 와.’라고 말한다. 우리가 떠올리는 이상적인 수업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설명을 집중해서 잘 듣는 것이다. 이런 수업 분위기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내용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고 수동적인 태도로 수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우리의 공부는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는’ 방식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객관적인 교육 조건에서 우리는 유대인보다 앞서 있지만 교육성과나 효율성은 많이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부 방법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혼자 하는 공부를 함께하는 공부로, 듣는 공부를 말하는 공부로 바꿔보면 어떨까? 이런 공부 방법이 바로 ‘하브루타식 협력학습’이다. 이것은 친구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공부법이므로 이 방법을 활용하면 우리 교육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전성수, 고현승이 지은 『질문이 있는 교실-중등 편』은 우리 수업 방법이 지닌 문제점을 분석하고 우리 수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1부에서는 하브루타 수업의 필요성과 원리에 대해 소개하였고, 2부에서는 하브루타 중등 수업의 실천 사례와 방법론을 자세하게 풀어놓았다. 1부는 저자가 쓴 다른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간추리고 질문 중심 수업에서 요구되는 사항을 정리하였다. 2부는 하브루타 수업을 실천하면서 겪은 과정을 생생하고 친절하게 소개하면서 하브루타 수업을 해보려는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기술했다.

이 책은 수업 변화를 갈망하는 교사들에게 유용한 점이 많다. 1부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 꼭지에서는 질문 만들기와 발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좋은 질문의 조건, 질문 중심 수업에서 유의할 점 등을 안내했다. 특히 질문노트 활용법을 제안함으로써 질문하는 습관을 형성하고 질문 중심의 수업을 구조화하도록 이끌어가고 있다.

2부에서는 하브루타 수업의 준비 과정, 실천 방법, 실제 사례 등을 풍부한 사례를 곁들여 엮었으므로 하브루타 수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브루타 수업 사례’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수업 방법을 일곱 단계로 나누어 서술해 하브루타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게 하였다. 아울러 하브루타를 잘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점을 알려준 부분, 하브루타를 실행하면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보게 한 점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다시 우리 교육을 돌아본다.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수업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 교육이 축적해온 장점도 많지만 고쳐야 할 부분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질문이 살아나야 지적 호기심이 일어나고 창의적 사고력이 신장되며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력도 향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하브루타 수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유대인이 실천하는 하브루타를 우리 현실에 맞게 다듬어 우리 교육의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김종두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대구회장(심인고등학교 수석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