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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24)]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다…김진형의 '딸바보가 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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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24)]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다…김진형의 '딸바보가 그렸어'

딸아이가 태어나 자라는 모습을 보며 초보 아빠가 되어 초보 엄마와 함께 매일같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살고 있다.

목을 가누지도 못할 만큼 어린 아이가 모유를 먹고 나서는 뜻밖에 큰 소리로 트림을 ‘크억~’하면 너무나 대견하고 신기하여 웃고, 조그만 녀석이 얼굴이 빨갛게 되면서 힘을 주고 기저귀에 일을 볼 때면, 그게 그렇게 신기하고 놀라워 또 웃는다.
처음 뒤집기를 할 때는 어떻던가. 호들갑을 떨며 처음 뒤집기 하는 것을 아이 엄마와 같이 지켜보며 몇 번이고 잘한다고 박수 치고 영상을 찍으며 기뻐했다. 아빠와 엄마를 보며 방긋방긋 웃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배고프거나 졸리다고 우는 것도 너무나 예쁘다.

모유를 잔뜩 먹고 나면 기분이 좋은지 연신 팔다리를 파닥거리며 마구마구 재롱을 떠는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가슴이 뭉클하기가 몇 번이던가. 아이가 이만큼이나 사랑스러운지 낳기 전에는 정말 몰랐다. 집이 아이와 관련된 물품들로 채워지기 시작하고 모든 일정이 아이와 관련된 것으로 바뀌게 되지만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아이와 같이 노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어느 날 아내가 한 블로그에 올라 온 만화를 나에게 소개해 주었다. 재미있다고, 한번 읽어보라며 휴대폰으로 주소를 링크해서 보내주었는데, 그날 밤 잠자리에 들어 만화를 보기 시작했다가 너무나 재밌고 웃기고 또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 블로그에 올라 온 만화를 늦은 새벽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다가 잠든 적이 있다. 그 블로그에 연재되던 만화가 바로 ‘딸바보가 그렸어’이다.

광고 회사에 다니는 김진형이라는 분이 딸을 키우며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만화인데, 그림 실력이 뛰어난 것도 물론이지만 담겨 있는 내용에서 참으로 공감할 만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초보 아빠가 아이를 키우며 겪게 되는 필연적인 일들을 매우 재미있게 표현하여 격한 공감을 끌어낸다.

아이 키우는 딸바보 아빠들의 심정을 담아내고 있지만 아빠들보다는 엄마들에게 더 큰 공감과 지지를 받는 듯하다. 아이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작가는 잘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생하는 아내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배려가 만화 곳곳에 묻어나 있다. 워낙에 재미있는 만화라, 금세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치르더니 최근에는 블로그에 연재하던 것이 모두 묶여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아내와 나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이 책을 구입해 서로 돌려보며 지금도 킥킥대고 있다.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다’라는 작가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곧 나를 키우는 것이다. 솔이를 키우며 좋은 아빠로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동구 (사) 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센터 연구원(광성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