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해운시황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신규 선박을 짓는 대신 한진해운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컨테이너 업계에서는 최근 선박 수가 늘어나면서 물동량이 줄어들고 해상 운임이 하락하는 등 무역 침체가 이어져 왔다. 이에 각사는 M&A(기업의 인수·합병)나 공동운항(얼라이언스)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미국계 투자은행 제퍼리스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국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인수할 자금력을 지닌 곳은 머스크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측은 선박 인수 의지를 공표했을 뿐 한진해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제퍼리스는 “한국의 대형 해운사 2곳을 인수해 통합에 나설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많은 해운사들이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거나 정부 관리하에 있어 머스크가 인수할 수 있는 대상은 많이 좁혀진 상태이므로 머스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자산을 취득하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는 것.
영국 해운 컨설팅 기관 드류리의 라울 연구원은 “머스크는 한진해운을 통째로 인수하기보다 선박 취득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컨테이너 해운 부문인 ‘머스크라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5% 수준이지만 환태평양 항로 수송량은 8%에 불과해 3위에 머물러 있다. 머스크라인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인수할 경우 해당 항로의 시장점유율은 2배가 된다.
신규 선박을 늘리지 않으면서 환태평양 항로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려 하는 머스크. 각각 3%, 2%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