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히노마루 연합으로 글로벌 AI 경쟁 대응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가상현실은 물론 자동차·국방·의료·금융 등 적용되지 않는 분야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 인공지능(AI)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 각국이 AI 기술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슈퍼카 업체 맥라렌 테크놀로지 그룹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미국 애플이 지난 1년 동안 AI 벤처기업 4곳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각국에서는 기술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업체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의 ‘AI 산업 키우기’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조차 AI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은 향후 10년간 1000억 엔을 투입해 AI 산업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연구자 부족과 관련 기술개발 부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AI 인재 확보를 위한 개별·연합 작전에 나섰다. 일본의 기술을 결집시킨 ‘히노마루(일장기) 연합’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를 위한 자회사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를 설립한 도요타자동차는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 개발부문 책임자인 제임스 커프너를 영입했다. 뿐만 아니라 MIT와 스탠퍼드대 등 세계 최고수준의 AI, 로봇 공학자들도 인력으로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 도쿄대학이 지난 6월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 8개 회사에서 9억엔(약 99억원)의 기부를 받아 첨단 AI기술을 가르치는 기부강좌를 개설했다고 NHK는 전했다. 미국, 중국 등에 비해 개발경쟁력 면에서 뒤쳐진 상황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실리콘밸리에 AI 연구기구를 새로 구축한 리쿠르트홀딩스도 구글 출신의 연구자를 책임자로 기용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AI 전문 대학생 인턴십 사원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후지쓰와 NTT데이터, DeNA 등 대기업들도 인턴십 제도를 도입하는 등 자체 AI 전문인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