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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스테이테크 O2O, VR 무장하고 ‘정보 양’에서 ‘질’로 경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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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스테이테크 O2O, VR 무장하고 ‘정보 양’에서 ‘질’로 경쟁 중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CCO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CCO
“뛰어난 공간지각능력의 소유자라면 어디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생긴 장소인지 단박에 그려지겠죠. 하지만 저 같은 ‘열등생’은 객실 사진을 봐도 침대면 침대, 화장실이면 화장실에서 끝이에요. VR 정보를 만난 순간, ‘공간지각 열등생’을 배려한 기술이 대단하다 여겨지면서도 고마웠어요. 휴대폰을 들고 한 바퀴 돌면(조금은 바보스러워 보이지만) 객실 전체를 실제 둘러본 것과 똑같으니 이런 게 진정한 ‘숙박혁신’ 아닐까요.”

가상현실(VR) 객실정보 기능 도입 이후 한 사용자가 자체 커뮤니티에 남긴 글이다. 우리는 지난 8월 중소형호텔 O2O 중 처음으로 이를 앱에 적용했다. 객실 이미지를 VR로 제공하는 숙박시설은 400곳, 객실 수는 1500개에 이른다. 우리는 연내 1000여개 숙박시설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어때’ 등 스테이테크(staytech) 기업의 서비스가 ‘공간’을 360도로 보여주는 기술인 VR를 도입하거나 적극 검토 중이다. 제휴점이나 사용후기 등 ‘정보의 양’으로의 경쟁을 지나, ‘정보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민의 결과가 2라운드에 반영되는 것이다.
한옥스테이와 게스트하우스 정보, 예약을 지원하는 숙박공유 플랫폼 ‘코자자’는 숙소를 360도 VR 콘텐츠로 제작해서 보여준다.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앱도 아파트 단지 등을 VR로 구현해 사용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부여한다.

사용자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앱을 통해 정보를 제한적으로 접하면 상품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를 좁히는 노력이 O2O 기업의 큰 과제다. 실제와 제공 정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여기어때’는 다녀온 사람만 남길 수 있는 ‘리얼리뷰’를 도입했다. ‘직방’은 허위매물 퇴치를 위한 ‘안심중개사’ 제도를 내놨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남의 게이트키핑을 거친 제한적 정보다.

평면 이미지에 비해 VR는 3차원 공간을 사실과 가깝게 구현한다. 왜곡이 적다는 의미다. 온라인 사용자와 오프라인 제휴점을 연결하는 정보제공형 O2O 서비스는 정보의 양은 물론 ‘품질’이 소비자 만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수많은 O2O 중 유독 스테이테크 기업들이 VR에 폭 빠진 이유다. 얼마 전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기어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VR 객실 정보를 기존 2D보다 한층 신뢰한다’고 답했다. ‘방 구조 파악이 쉽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시설 및 인테리어의 꼼꼼한 확인이 가능하다’ ‘방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등 의견이 뒤를 이었다.

중소형 호텔들은 치열한 시설 경쟁을 벌인다. 숙박 앱을 통해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취득하고 예약과 결제를 진행하는 사용자가 많아져서다. 그래서 특급호텔 이상으로 뛰어난 시설로 무장한 곳이 많다. 객실을 자랑하고 모객할 방법이 다양해지니 현장 반응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VR는 숙박업소의 공실률을 줄이는 데 직접적인 처방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중소형 호텔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 효과를 톡톡히 보는 건 자명하다. 숙박 제휴점도 그 점에 동의하고 있다. 이것이 혁신이고, 상생이다.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C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