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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뼈를 튼튼히 유지하는 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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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뼈를 튼튼히 유지하는 생활습관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의 하나인 이탈리아 캄포디멜레의 장수 노인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높은 돌계단을 부지런히 오르내린다. 외부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에 위치한 파키스탄 훈자 지역 노인들도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닌다. 내가 만나본 에콰도르 빌카밤바의 아고스틴 할아버지나 중국 바마 마을의 황마간 할머니 등 장수 노인들의 건강 비결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처럼 부지런히 돌아다니려면 우선 뼈가 튼튼해야 한다. 뼈를 만드는 속도와 뼈가 부서지는 속도 간의 균형이 깨지면 골다공증이 발생하여 고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움직이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

뼈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은 무기질이다. 무기질은 신체 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물질인데 우리 몸의 약 4%를 차지한다. 대표 성분으로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를 제외한 다른 화학 성분인 칼슘, 칼륨, 나트륨, 인, 마그네슘, 철분 등이 있다. 이들은 신체의 성장과 유지에 소량으로 필요한 영양소이며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원래 무기질은 토양이나 바닷물 속에 들어 있어 식물체나 동물체를 통해서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요즘에는 농사를 지을 때 질소, 인산, 칼륨 등 화학 비료를 사용하다 보니 크기만 커지고 꼭 필요한 무기질은 부족하게 된다. 더구나 곡물을 도정하면 껍질과 씨눈에 들어 있는 무기질이 거의 다 제거된다. 결국 화학비료를 사용해 재배한 채소류와 도정한 곡물로 우리의 식탁을 채우다 보면 우리 몸은 무기질의 균형이 깨지면서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무기질은 바로 칼슘이다. 우리 몸에서 칼슘은 체중의 2% 정도를 차지하며 주로 뼈와 치아에 들어 있다. 뼈는 형성된 뒤에는 계속해서 칼슘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지속적인 보충이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의 신체는 매년 약 20%의 뼈가 새로 만들어진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 몸 안의 칼슘 양은 계속해서 줄어든다. 칼슘의 흡수력은 떨어지고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양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뼈는 35세까지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지나 그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유실된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뼈의 구조가 허약해지고 뼈의 밀도가 감소되어 약해지므로 부서지기 쉽다. 골다공증은 뼈의 재생 과정에서 뼈로부터 용출되는 칼슘의 양이 축적되는 양보다 적을 때 뼈의 질량이 현저히 감소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골다공증이 되면 사소한 충격을 받거나 충격이 없이도 뼈가 쉽게 부서지거나 부러진다. 심하면 키가 줄어들거나 허리가 구부러지게 된다.

게다가 운동량이 줄어들고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칼슘이 뼈에서 많이 빠져나간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에는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이 효과적이다. 고혈압의 발생 원인으로 유전, 연령, 비만, 과다한 식염 섭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칼슘의 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혈압이 올라간다.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우유•멸치•치즈•요구르트•굴•조개 등 동물성 식품과 브로콜리•케일•시금치와 같은 녹색 채소류, 콩•두부•참깨•해조류 등 식물성 식품을 자주 먹도록 한다.

비타민 D도 칼슘의 보충을 돕고 칼슘을 뼈에 침착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비타민 D는 어류, 달걀 등에서도 섭취할 수 있지만 반드시 햇빛을 쪼여야만 피부 밑에서 생성되므로 지속적으로 일광욕을 즐기도록 한다. 최근 영국 런던 킹스대학교의 리처드 박사는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들은 생물학적으로 최대 5년이나 더 늙는다. 사람들은 햇빛을 더 쪼여야 하며 아울러 어류, 달걀 등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칼슘과 비타민 D가 암을 예방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퇴직 후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따뜻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암에 적게 걸린다고 한다.

퇴직 후에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남쪽의 따뜻한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대장암 발병 비율이 훨씬 낮았다고 한다. 플로리다에서는 햇빛을 쪼일 기회가 많아 비타민 D가 더 많이 생성되어 칼슘의 흡수를 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탈리아의 장수마을 캄포디멜레에서는 아침 7시만 돼도 마을 중앙광장은 많은 노인들로 북적거렸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카드놀이를 했다. 점심식사 후 오후 2시쯤에는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한다. 겨울철에도 노인들은 어김없이 마을 광장에 나와 매일 햇빛을 쪼이면서 지낸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