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조선업계, 폭풍전야…구조조정 방안 발표 임박

공유
1

조선업계, 폭풍전야…구조조정 방안 발표 임박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단어 그대로 조선업계가 ‘폭풍전야’ 상태다.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수주절벽에 처한 조선업계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정부와 업계 사이에 이견이 없다. 단 구조조정의 범위와 폭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의 초점은 대우조선해양에 맞춰져 있다. 최근 정부와 업계 등에선 수주절벽과 영업손실, 경영비리 의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 관련방안으로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유지 ▲대우조선을 제외한 빅2로 정리 ▲2강 1중 체제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정부가 조선업계 진단을 맡긴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빅3 중 대우조선이 가장 살아남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조선은 강한 반발 의사를 보였다.

대우조선은 맥킨지의 보고서 초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컨설팅이 터무니 없는 가정 하에 진행됐고 조선사의 전략과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대우조선은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는 과거 5년 동안의 매출구성 및 영업이익률 등 기업실적이 향후 5년간 반복되고 업황 악화와 맞물려 사업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가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합리적 추정에 근거한 컨설팅 보고서는 기업의 절실한 자구노력 및 리스크가 큰 대규모 EPC 해양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사업의 방향성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세계 1위인 한국 조선산업의 가능성과 능력을 무시한 보고서”라고 덧붙였다.

맥킨지는 보고서 초안에 대우조선이 2020년까지 3조3000억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해 자력 생존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우조선은 연내 임직원 규모를 1만명 이하로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미 완료된 설비 매각 외 플로팅 도크 3기의 추가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설비 축소는 수주잔량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맥킨지 보고서의 활용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업계의 반발 등으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보고서의 실제 효용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대우조선이 빠질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부 역시 당초 맥킨지의 보고서를 토대로 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당초 방침과 달리 ‘참고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맥킨지 보고서는 현재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선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의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늦어도 이달 말께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가 벼량 끝에 내몰린 조선업계에 확실한 처방전을 내릴지, 알맹이 없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할지 경쟁력 강화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