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저녁 두 후보는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알프레드 스미스 메모리얼 재단’이 주최하는 자선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과거 행사에 참석한 대선후보들은 서로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TV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입장한 두 후보는 마치 4차 토론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첫 연설자로 연단에 선 트럼프는 “NBC, CNN, CBS, ABC,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모두가 당신(힐러리)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미국 언론들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이어 “힐러리가 대기업에 무보수로 연설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힐러리가 강연에서 고액 보수를 받는 것을 비꼬았다.
트럼프는 아내 멜라니아의 연설 얘기를 끄집어내며 ‘셀프 디스’도 했다. 그는 “미셸 오바마가 연설을 했을 때 모두가 멋지다고 했는데 내 아내 멜라니아가 똑같은 연설을 했더니 아니라고 했다”고 말해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힐러리 또 “보통 사람들은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이민자 국가의 자랑스러운 상징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얻지만 트럼프는 여신상의 외모를 보고 점수를 매길 것”이라며 “아마 (10점 만점에) 4점쯤 줄 것 같고 횃불을 버리고 머리스타일을 바꾸면 5점을 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날선 유머로 전에 없는 어색한 만찬 자리를 연출했던 두 후보는 행사 말미에 악수를 나누고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