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철강사 고위 임원은 “정부 차원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방안이 진행 중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중국산을 중심으로 한 수입 철강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국내 철강 산업은 안방은 내주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는 특히 7대 대표 품목 중 열연강판 형강 봉강 선재 등 4개 품목의 수입산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한국철강협회의 올해 1~8월까지 내수 및 수입 실적을 조사한 결과 수입산 점유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열연강판으로 43.2%에 달했다. 작년 평균인 27%에서 16%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이 기간 열연 총 수요는 1060만t으로, 수입산은 이 중 457만t을 기록해 시장 절반에 육박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열연강판을 제외한 주요 품목별 수입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봉강 39.9%, 선재 38.6%, 형강 33.8%, 중후판 26.5%, 강관 16.1%, 철근 12.0% 순으로 나타났다.
- 열연강판 시장 점유율 전년대비 16%포인트 급등
품목별로 전년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한 것은 열연강판이다. 무려 16%포인트나 상승했다. 다음으로 봉강이 2.7%포인트 올랐다. 봉강 제품의 경우 매년 수입산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 수입 철근의 점유율도 ‘14년 3.8%→’15년→10.3%로 급등세를 기록했고 올 8월까지 점유율은 12.0%까지 늘어났다.
전년대비 수입산 점유율이 감소한 품목은 중후판과 강관뿐이다. 중후판은 조선산업의 부진으로 전체 수요가 감소해 수입량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감소를 감안할 경우 수입량은 그에 비해 덜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관은 전체 수입량의 대부분이 무계목강관이다. 국내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수입 비중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수입산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 대해 관련업계는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자국 산업 보호에 집중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정부는 시장을 방치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수입산 점유율이 10%만 넘어가면 세이프가드 및 반덤핑 등을 통해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추세로 인해 한국산 제품의 수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며 “우리 정부는 중국에 자동차와 핸드폰을 팔기위해 철강시장을 내주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푸념했다.
윤용선 기자 y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