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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논란까지 만든 최순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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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논란까지 만든 최순실이 궁금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에 대한 의혹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사진은 1979년 6월10일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안내를 받으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뉴스타파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에 대한 의혹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사진은 1979년 6월10일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안내를 받으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뉴스타파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 범어(梵語)에서 ‘혼탁한 싸움터’ 정도로 해석되는 아수라장(阿修羅場). 2016년 10월 25일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임을 시인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상 유례없는 논란은 온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으며 그 핵심에 있는 최씨에 대해서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좌지우지했을 정도라는 최순실씨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최씨는 박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로 알려진 고(故) 최태민 목사의 다섯 번째 딸이다.

박 대통령과 최 목사의 관계는 4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은 1974년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퍼스트레이디가 됐는데 당시 최 목사가 상심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면서 급속하게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 목사는 1975년 4월 대한구국선교단 총재를 맡고, 박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기도 했다.
최 목사는 지난 1990년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졌을 때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 씨는 최 목사의 전횡을 비난하며 "최태민 씨에게 포위당한 언니 박근혜를 구출해달라"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1994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최 목사가 숨진 이후 최순실씨는 박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았다.

1952년생으로 박 대통령보다 네 살이 어린 최 씨는 1975년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영문학과를 수료했다. 최근에는 이름을 최서원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최 씨는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을 지냈고, 1990년대에는 강남구 신사동에 몬테소리 교육으로 유명한 초이유치원을 열었다.

최 씨는 정윤회 씨와 결혼해 딸 정유라를 뒀으며 2014년 5월에 정 씨와 이혼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에도 박 대통령 곁을 지켰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당시 습격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는 최 씨의 언니가 병실에서 박 대통령을 간호한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핵심 친박(친박근혜계)계 의원들 조차 사석에서 최 씨를 만나거나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최씨가 주도해 설립한 미르재단의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씨가 대통령에게 시키는 구조"라며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 씨한테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폭로성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 역시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정씨는 지난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에는 '비서실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또 '문고리 3인방'으로 통하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도 정 씨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최 씨 일가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비선 실세'라는 단골 공격 대상이었다.

특히 지난 2014년 11월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 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당시 정 씨를 수사한 뒤 국정 개입 의혹은 허위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당시 '청와대 감찰보고서'를 작성한 박관천 전 경정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며 "최순실씨가 1위, 정씨가 2위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까지 공식캠프 외에 '삼성동팀', '논현동팀' 등의 비선 조직을 가동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 가운데 최 씨가 삼성동팀의 몸통이라는 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에 대해 "아는 사이인 건 분명하지만,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 씨가)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고 40년간 절친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날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밝히면서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조력을 받았다는 점은 사실로 드러나게 됐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1년이 넘게 남았다. ‘정치의 여왕’으로 불리며 위기때마다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됐던 박 대통령이 향후 자신으로 말미암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