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은진 이후 3년간 솔로였던 김두치는 샤워하는 봉지은을 훔쳐본 후 열에 들뜬 마음으로 지냈다.
두치는 한턱 쏜다는 형들에게 이끌려 변두리에 있는 기안노래빠로 진입했다. '요즘은 소개팅을 노래방에서 하나?'라는 의혹과 함께 곧 누님들이 나타났다. 30대인 듯 30대 아닌 40대 이모님들이 주루룩 4명이나 입장했다. 형들은 "번화가 애들은 우리한테 눈길도 안 줘"라고 말했다.
김두치는 이모님을 껴안고 난리 브루스를 추는 노래방을 둘러보며 지옥(?)을 연상했다.
내 옆자에 앉은 이모님은 튼실한 내 다리를 만지며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했다.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두치에게 때마침 걸려온 우기명의 전화는 구세주 그 자체였다.
봉지은은 더 마시겠다고 떼를 썼지만 기명은 봉지은을 업고 나왔다. 봉지은을 등에 업은 두치는 무거운줄도 모른 채 우기명이 마냥 부러웠다.
침대에 내려놓은 봉지은의 자는 얼굴을 보는 순간 두치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포개버렸다.
그 순간 우기명이 치킨을 들고 나타났다. 기명은 치킨 먹자며 애타게 두치를 불러댔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