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일본에 도착해 28일까지 공식 일정에 들어간 두테르테는 출국 전 “나는 미국의 애완견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는 “미국 이외의 군사동맹 체결은 없다”며 “중국과 관계를 구축해도 무역과 상업면이며 군사적인 관계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인터넷 상에서도 두테르테의 말바꾸기에 대해 “본래 중국인들이 변심에 능한데 이번엔 두테르테가 ‘변심 연기’를 했다” “빚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과) 위장이혼했다”는 등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이제 미국과 결별할 시간”이라며 ‘탈미친중(脫美親中)’ 노선을 부각시키며 240억 달러(약 27조원)의 투자를 약속받은 것은 한 마디로 ‘사기’라는 것.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도 24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한 전례가 있지만 필리핀은 아첨을 하고 받아간 것이니 ‘분에 넘치게 과한 것’이라며 “시진핑이 어떤 속셈을 갖고 이렇게 퍼주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구시보 등 주요 매체들은 인터넷 상에 유포된 ‘사기론’과 ‘블랙 코미디’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두테르테에게 “문자 하나당 1억 달러를 원조해 줄 테니 ‘남중국해는 중국 것이다(중국어로 6개 한자)’라고 말하라”고 요구하자, 두테르테가 “남중국해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것입니다(16개 한자)”라고 말했다는 것. 원래 6억 달러였던 것이 두테르테의 재치로 16억 달러가 됐다며 “중국이 두테르테에게 ‘놀아났다’”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