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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오일 생산성 2배↑…국제유가 상승세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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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오일 생산성 2배↑…국제유가 상승세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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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성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주요 광구의 일일 생산량은 최근 2년간 2배 규모로 늘어났다. 유가 하락으로 채산상의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해 생산기술의 혁신을 이뤄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5년간 미국의 셰일오일에서 생산한 석유는 일일 420만 배럴로 세계 전체 생산량의 5%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900만 배럴 선을 넘어서며 생산 과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목할 점은 2015년 중반 유가 하락으로 미국은 셰일오일 생산을 일일 40만 배럴 감축했고 시추공 개수 역시 60%나 줄였음에도 전체 생산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회복하면서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생산 재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에 합의한 산유국이 반발하면서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셰일오일 생산 30~40달러대도 안정선
미국 셰일 업계에서는 채산성 유지를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70달러 수준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30~40달러대로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추 기술이 발전하면서 셰일오일 업체들의 효율성이 크게 제고됐고 기술 발전으로 생산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셰일오일 업체인 헤스코퍼레이션 존 헤스 최고경영자(CEO)의 “셰일 생산은 가격 나름. 50달러로도 생산 유지는 가능하고, 60달러가 되면 생산량은 일일 30만 배럴 늘어난다”는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2센트(0.4%) 오른 배럴당 50.85달러를 기록했다. OPEC의 감산 합의 덕분에 원유의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뤄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셰일오일이 증산으로 전환되면 공급과잉 국면은 다시 해소되기 어려워지고 결국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산유국들이 점유율 확보 차원에서 다시 감산 합의를 번복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셰일오일이 국제유가의 상단을 제약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도 수급 악화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 초반 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결국 OPEC이 지난 2014년 유가 급락 상황에서도 증산을 선택해 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셰일오일 업체들을 압박한 것처럼 셰일오일 생산을 억제시키기 위해서라도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지 않게 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셰일오일 생산량도 동방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성이 너무나 높아져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WTI 장기 가격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67.50달러에서 62.50달러로 7.4%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 유가 50달러 시대…셰일에겐 충분
크레디트스위스는 셰일오일 업체들이 가장 안정감을 느낄 유가 수준이 ‘배럴당 50달러’라고 밝혔다. 이미 생산 효율화가 진행돼 배럴당 50달러 수준이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 급반등이 크게 필요치 않은 셰일오일 업체들이 본격 생산에 나서면서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셰일오일의 80%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는 바켄, 이글포드, 파미안 등 주요 3광구에서 굴착을 시작한 ‘리그(rig, 석유 굴착 장비)’ 1기당 평균 원유생산량이 유가 급락이 본격화한 2014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배 전후 규모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회복하면서 노스다코타주 바켄 유전 등의 원유 생산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셰일오일 업체들이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안정적인 생산 라인으로 잡고 있다면 국제유가는 오랜 기간 현 수준에서 크게 반등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