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던 폭스바겐이 디젤 스캔들로 사실상 '개점휴업'을 맞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현대·기아차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독일차가 여전히 건제하고 쏘나타, 아반떼 등 주력 차종 역시 르노삼성 등 경쟁사들이 강력한 신차를 선보이면서 판매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올 3분기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모두 561만8804대로 올해 목표했던 813만대를 달성하려면 남은 4분기 동안 약 252만대를 팔아야 한다. 18년만에 '역성장'이 전망되는 등 남은 4분기에도 반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파업 여파 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국내보다는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해외시장에 주력해 목표치에 최대한 근접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수출을 확대해 미국, 러시아 등 해외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등 신흥 시장에 대해서는 신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케팅으로 해법을 찾는다.
실제 중국시장의 경우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링둥(한국명 아반떼)'이 판매 호조세를 보이면서 현지 판매가 전년대비 7.5% 증가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기아차는 내년에 중형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비롯해 신차 4종을 추가 투입해 신차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이 본격 가동에 돌입한 만큼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기아차는 향후 신흥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멕시코 공장 생산물량을 미주 지역 등 전세계 80여개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문제는 올해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아직 끝나지 않은 노조의 파업 분위기다. 당장 기아차는 27일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상황으로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24차례 파업으로 3조원을 넘어서는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만 했다. 파업에 따른 손실로는 역대 최대치다. 기아차 역시 올해 22차례 진행된 파업으로 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