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자율주행차에 꽂혔다...54조에 NXP 인수(상보)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퀄컴이 자동차 및 애플페이용 근거리통신(NFC) 칩으로 유명한 반도체회사 NXP를 53조8000억원(470억달러)에 인수키로 전격 합의했다.

퀄컴은 27일(현지시간) NXP와 이같은 전략적 목표에 따른 빅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NXP의 주식을 총 390억달러(44조6000억원), 주당 110달러에 인수하게 된다. 총 인수 가격은 여기에 부채 80억달러를 포함시킨 470억달러다.
퀄컴은 NXP 인수 배경을 ▲커넥티드 세상을 위한 반도체 엔진 확보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글로벌리더십 확보 ▲핵심성장 동력(자동차, 사물인터넷(IoT),보안,네트워킹) 전반에 걸친 사업확장 등 3가지를 꼽았다. 이외에 거래 종결후 일반회계준칙에 속하지 않는 수익의 엄청난 증가도 꼽았다.

퀄컴은 세계최고의 스마트폰용 칩 공급사다. 퀄컴에 인수되는 NXP는 아이폰 및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애플페이용 NFC 및 인증칩은 물론 수많은 자동차업체들에 인포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 안전시스템, IoT, 그리고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킹용 칩을 공급하게 된다.

인수합의 가격은 반도체 인수 사상 최고액이다. 아바고 테크놀로지가 경쟁사 브로드컴을 인수한 가격 370억달러를 뛰어넘는다. 이 인수 규모는 델의 EMC인수금액 600억달러에 이어 2번 째로 크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두 회사의 인수합병협상을 보도한 지난 달 29일 주가보다 34%나 오른 가격이다.

■퀄컴은 왜 NXP를 인수했나?...“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용 칩 원해”

퀄컴이 NXP를 인수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급성장하는 자동차칩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NXP는 자동차용 칩 강자로 알려져 있다.
분석가들은 퀄컴이 자율주행차용 칩을 공급하고 싶어 한다고 말하고 있다.

퀄컴은 이번 인수에 따라 휴대폰용 프로세서와 통신칩(모뎀) 외에 자동차로 반도체 사업영역을 넓히게 됐다.

통합된 두 회사의 연간 매출규모는 3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 매출의 대부분은 설계와 칩 판매에서 나온다. 하지만 퀄컴 이익의 절반은 모든 휴대폰제조업체에 라이선스한 무선통신 관련 특허로부터 나온다.

퀄컴은 현재 전세계 주요 안드로이드폰회사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고 있다. 또 애플 아이폰7용 모뎀칩을 인텔과 함께 공급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거래는 규제당국의 승인 및 다른 타결 조건에 따라 내년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퀄컴은 인수절차가 완료되는 2017년으로부터 2년 안에 연간 운영비용에서 5억달러 규모의 시너지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XP는 어떤 회사?

NXP는 고성능 혼합신호반도체 전자제품, 혁신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광대역 마이크로컨트롤러, 네트워킹 처리, 안전시스템 분야의 선발업체다. 근거리통신(NFC)칩 부문의 강자이기도 하다. 이 칩은 애플 아이폰 모바일 결제시스템 애플페이와 전자도어 잠금장치용으로 사용된다.

특히 NFC는 올해 전세계의 톱 15에 드는 인포테인먼트 회사 중 14개 업체에 안전시스템과 솔루션을 제공했다.

NXP는 지난 해 프리스케일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전세계 5개국 7개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웨이퍼를 가공해 칩을 만들고 있다. 이들 공장 외에 NXP는 칩 완성전 공정을 처리하는 7개의 패키징 및 테스트 공정을 담당하는 공장을 가지고 있다.

NXP는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가지고 있다. 직판망과 글로벌배급 채널 파트너를 통해 2만5000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NXP는 26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수익을 지난해 동기의 3억6100만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91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네덜란드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억4200만달러 오른 6억9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분기 매출은 62% 오른 24억7000만달러였다. NXP는 프리스케일 매출과 다른 조정 내용을 제외하면 매출이 약 3% 줄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NXP칩 공장 가동에는 칩 설계이상의 새로운 노하우가 요구된다고 말하고 있다. 공장운영에는 장비 내구 연한과 생산장비성능 점검은 물론 재료 공급망 및 공장 직원 노무 관리 등도 포함된다.

공식 제출 문서에　따르면 NXP의 직원규모는 4만5000명에 이른다.

■퀄컴, NXP인수 효과는?

퀄컴은 스마트폰용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과 스마트폰 통신칩(모뎀)으로 유명한 세계최고의 스마트폰용 반도체 회사다. 즉 반도체 설계만 하고 생산공장(팹)을 가지지 않는 이른바 팹리스(Fabless)회사다. 생산량 대부분을 타이완 TSMC에 맡기고 있다.

퀄컴과 NXP가 결합된 회사는 300억달러 이상의 연간 매출을 갖는 회사로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이번 거래에 대해 규제당국의 어떤 저항도 예상하지 않고 있다.


퀄컴은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2분기 중에는 14억달러 수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억달러 오른 실적이다. 분기 중 매출은 4% 늘어난 60억달러였다.

뉴욕 아침 장에서 퀄컴 주식은 3.4% 오른 70.52달러, NXP는 1.6% 오른 100.26달러에 거래됐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발표문에서 “NXP인수는 모바일분야에서의 앞선 기술을 새로운 기회의 분야로 확장하는 전략을 가속화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퀄컴은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게 되면 합병된 회사는 오는 2020년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시장규모가 최대 40%나 높아질 것으로 에상된다.

퀄컴의 최근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퀄컴의 직원은 3만3000명 이상이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