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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조선업계, 3분기 무난한 실적 달성…“구조조정 효과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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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조선업계, 3분기 무난한 실적 달성…“구조조정 효과 주효”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 빅3가 올해 3분기 무난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흑자’ 실적을 발표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빅3가 3분기에 나란히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배경에는 구조조정 효과가 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설비감축, 자산매각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 일각에선 ‘불황형 흑자’라고 지적한다.
◇ 흑자 기록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조8391억원, 영업이익 3218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 1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온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주요부문에서 3분기 연속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며 “특히 각 사업본부에서 진행한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등의 꾸준한 체질개선 작업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7778억원, 영업이익 84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1%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2838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가절감 등 경영개선 노력을 지속해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음달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연내 대형 해양플랜트를 비롯한 추가수주를 달성해 불황극복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이르면 이달 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대우조선이 올해 3분기 매출액으로 3조1000억원, 영업이익 300억~400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감축과 급여삭감 등을 통해 비용감소에 나선 것이 주효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조선업계, 바닥 찍고 재도약 노린다…수주낭보·체질개선

올해 국내 조선업계는 구조조정과 함께 수주가뭄으로 아픔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역대 최저수주’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국과 이탈리아에 밀려 국가별 수주순위도 3위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숨통이 트이는 양상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LNG선 2척을 수주해 1년여만에 수주에 성공했다. 아울러 28일 노르웨이 NAT사로부터 15만7000 DWT급 유조선 3척을 수주하는 등 잇따른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신임 인사를 통해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27일 사장단 및 사업대표 인사에 이어 후속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해당 인사에서 임원의 약 20%가 교체됐고 신규 선임임원의 절반 가까이는 40대다. 젊은 리더로 세대교체를 실시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위기돌파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7년에도 저유가 지속과 업황악화에 따른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불확실한 외부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영진 인사를 앞당겼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조기에 수립하는 등 흑자기조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27일 사보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현재상황에서 경쟁에 참여하려면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최근 대우조선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알려지면서 한 해양 프로젝트 입찰에서 협의 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자격 미달로 탈락했다. 또 LNG선 분야에서도 일본 선사로부터 재무구조 취약을 이유로 더 이상 협력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 사장은 “지난 24일 본부장과 담당 임원, 부서장 등 보임자 전원에게 사직서를 받았다”며 “회사가 어느 정도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되면 모든 아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흑자기록 만으로 조선업계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속단할 수 없다. 단 업계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이를 진행하고 있는 점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정부는 오는 31일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기간산업인 조선업이 다시 한번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