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층에 대한 분노와 불만은 “지배계급을 없애라”는 메시지로 다가왔고, 결국 반역이 일어난 셈이다.
투표 당일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의 60%가 트럼프에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고 그가 대통령에 어울린다는 사람은 38%에 불과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미국인들은 왜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다던 후보를 뽑은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정치에 대한 변화·분노·좌절을 한꺼번에 표출한 것이다.
결국 ‘구태의연’했던 전 세계 대부분의 언론은 ‘힐러리 승리 확실’이라는 오보를 냈다.
더 ‘구태의연’한 힐러리 캠프에서는 “왜 대선에서 졌냐”는 지지자들의 항의에 “FBI 조사와 미디어들의 보도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대답을 했다. 언론들이 힐러리에 대해서는 ‘당선이 당연하다’고 보도한 반면 트럼프는 ‘뭔가 유쾌하고 우스운’ 캐릭터로 만들며 ‘봐주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반란과 반역에 가까운 선택을 한 미국의 민심이 분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를 믿어도 되겠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트럼프 당선을 예측했던 ‘족집게’들이 이번엔 트럼프 탄핵을 예상하고 있다.
리버럴리즘(자유주의)을 버리고 컨서버티즘(보수주의)을 선택한 미국.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대가는 그들이 앞으로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간 느끼고 경험해야 할 숙제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