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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낮게 더 낮게”…트럼프·메이 법인세 인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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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낮게 더 낮게”…트럼프·메이 법인세 인하 경쟁

감세를 통한 경제 성장 유도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감세를 통한 경제 성장 유도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춘다는 공약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감세 경쟁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법인세 인하 방침을 밝히며 세계 각국이 감세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은 “이들 국가가 감세를 통해 경제 성장을 유도하는 공급주의 경제학을 펼치고 있다”며 “법인세를 낮추려는 글로벌 경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19개국이 2008년과 비교해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08년 28%였던 법인세율을 2015년 20%로 8%포인트 낮추며 가장 높은 인하율을 나타냈다. 일본도 2008년 39.5%에서 2015년 32.1%로 7.4%포인트 낮췄고, 한국 역시 같은 기간 27.5%에서 24.2%로 3.3%포인트 인하했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법인세율 대폭 인하를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은 상속세를 폐지하고 미국 기업이 해외 보유 현금을 본국으로 가져 올 경우 10%의 일회성 세금만 매기겠다고 약속했다. 감세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억제하고 외국 기업들을 국내로 유치해 고용창출로 연결한다는 것.

취임 후 감세정책과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던 메이 총리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법인세를 내리는 것이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조세체계를 통해 혁신적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영국 정부는 G20 국가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를 제공하고 혁신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을 떠나려는 다국적 기업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영국이 법인세를 인하할 경우 다국적 기업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감세 경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각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영국은 여전히 유럽연합(EU) 회원국이므로 EU법의 영향력 안에 있다”며 영국의 감세정책을 비난했다. EU에서는 전체 경제권 보호를 위해 개별 가입국의 독단적인 법인세 인하를 강력히 제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말부터 개별 국가의 특별 감세 조치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애플에 130억 유로(약 16조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등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금 추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헝가리도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내년도 법인세율을 9%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0~19%의 세율을 적용하던 것을 내년부터는 모든 기업에 일괄 9%만 적용한다는 것. 이로써 헝가리의 법인세는 EU에서 가장 낮은 아일랜드(12.5%)보다 낮아졌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