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명 쇼핑축제에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영국 ‘박싱 데이(Boxing Day)’, 중국 ‘광군제(光棍節)’, 홍콩 ‘메카세일’ 등이 있다. 미국 쇼핑행사는 11월 마지막 주 추수감사절 다음날이다. 최대 할인 폭이 90% 수준으로 연중 가장 큰 규모이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소매업체는 1년 매출의 70%가 달성된다. 영국은 매년 12월 26일 1년에 하루 세일하며, 이 날은 영연방 국가들의 휴일이다. 이 날은 제품가격을 90%까지 대폭 인하해 판매한다. 따라서 영국 시민들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쇼핑을 즐긴다. 특히 중국인들은 명품매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서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Korea Black Friday)’가 기획되었다. 그러나 기업들의 저조한 참여율로 인하여, 대상고객을 외국인 관광객에서 내국인까지 확대하여 2016년 9월 29일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로 변경되었다. 행사기간은 10월 31일까지이며, 할인율은 최대 70% 수준이다. 이는 미국과 달리, 제조사가 아닌 유통업계가 주도하면서 상품구색과 할인 폭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제성장률에는 일정부분 기여하겠지만 외국보다는 성과가 부족한 것이다.
우리 수출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미국 금리인상과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정국혼란으로 인해 생산•소비•투자 3대 실물지표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되고 있다. 정부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통해서 소비심리 개선과 내수 활성화 등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전략과 2017년 민관합동추진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수정•보완하겠다고 했다. 필자는 정부정책에 동의하지만 수렁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도 외국처럼 새로운 기획과 대안이 필요하다. 우리도 ‘공장출고가격 90% 세일’의 단순광고로 고객들이 밤을 새워 길게 줄을 서 있는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
유통•물류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부흥할 수 있다. 중국 ‘광군제’는 중국경제를 견인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증강현실(AR) 게임과 가상 쇼핑 체험인 가상현실(VR) ‘바이플러스’와 2만 여개 오프라인 매장으로 할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행사에 대한 고객충성도와 신뢰감을 높여서 지속적인 이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소득증가에 의한 소비활성화와 전자상거래기반의 ‘간편 결제(pay)서비스’가 진전되어 수수료 면제와 배송료 할인, 캐시백서비스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2016년 이번 행사의 최대 수혜자는 면세점과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이다. 그러나 재벌이 운영하는 면세점은 쉬운 중국 관광객 차원을 넘어 세계인을 대상으로 초점을 넓혀야 한다. 또한 영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 아웃렛과 대형마트 등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국경절(10월 1일부터 7일)의 쇼핑 시즌, 휴가철에 찾은 특정고객이 아닌, 불특정 글로벌 고객대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흥미를 살려야 한다. 정부는 2년의 경험으로 내년에는 더욱 알찬 행사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막대한 홍보비용을 투자하는 관주도의 행사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