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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사망…54년만의 미-쿠바 국교정상화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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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사망…54년만의 미-쿠바 국교정상화 ‘빨간불’

카스트로 사망 / 사진=AP 뉴시스
카스트로 사망 / 사진=AP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현지시간 25일 밤 90세로 사망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에 대한 각국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특히 대선 기간 중 오바마 정권이 추진한 쿠바와의 국교정상화가 카스트로 정권에만 이익이 된다며 비판을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60년 가까이 자국민을 억압해 온 잔인한 독재자가 사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를 통해 “쿠바가 종교의 자유와 정치범 석방 등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 54만의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이렇게 트럼프 당선인은 카스트로가 인권을 탄압해 왔다고 비판하는 반면 시리아나 북한 등 반미감정의 골이 깊은 국가에서는 그의 공을 기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과 중국·러시아 지도자들은 카스트로의 생애를 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미 정권에서는 미국의 식민지시대에 대항한 인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식민지시대나 패권에 의한 지배로부터 독립과 해방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 인물”이라며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도 조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카스트로 의장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평등한 교육 실현과 의료제도 확립 등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권을 억압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1959년 혁명군을 인솔해 아바나에 입성한 카스트로 의장은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했다. 이후 식량과 생활물자를 배급하는 제도를 만들고 의료·교육을 무상제공하는 정책을 도입해 국민 생활을 안정화시킨 공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쿠바는 중남미의 의료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쿠바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약 6.7명(세계 3위)으로 미국의 3배 수준이다. 문맹퇴치율도 거의 100%라는 유네스코의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교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카스트로 치하의 쿠바 공산당은 일당 독재 체제를 강화해 반체제 인사를 철저히 탄압했고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카스트로는 1959년부터 2008년까지 반세기 동안 최고 통치권을 놓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정적이 될 수 있는 인물은 ‘혁명영웅’이라도 숙청됐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