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언론에서 비선실세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을 집중 보도하고 있지만 일본은 다른 시선으로 이번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신문은 한일 관계가 제로베이스가 아닌 ‘마이너스’에서 재구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중에 할 수 있는 모든 현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며 “한국은 반일 감정이 심하기 때문에 박 정권하에서 한일 간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세우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돼 있는 ‘불법’ 위안부 소녀상 철거가 지난해 12월 한일 정부 간에 합의됐지만 여전히 철거되지 않았다며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고 있어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산케이는 “한국에서 최순실이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도 개입한 혐의가 있다며 합의 자체를 백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박근혜 정권이 남은 1년 3개월의 임기를 채운다 해도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할 추진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정부에서는 합의가 사실상 파기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GSOMIA 역시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체결까지는 도달했지만 운용 여부에는 우려가 크다”며 “차기 정권이 판을 엎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방위성 고위관계자는 “GSOMIA도 사드 배치도 동아시아 안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국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위해 이것을 파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박 대통령을 궁지에서 구해낼 수 있는 것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라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라도 발사하면 한국의 내분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에게 소금을 보낸다’는 일본 속담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행동이 적에게 은혜를 베푸는 행동이 될 것이라 생각해 지금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보다 상당히 냉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