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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안전자산’가치 떨어진 엔화 달러당 114.83엔까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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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안전자산’가치 떨어진 엔화 달러당 114.83엔까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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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총회에서 감산에 합의하며 1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이 진행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엔화가치 하락 원인은 OPEC 감산 때문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OPEC 감산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화제가 되고 있지만 엔화가치 하락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것.
이날 엔화 환율은 일시적으로 9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도쿄 외환시장에 거래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4.83엔으로 전일 종가 대비 2엔 이상 하락했다.

이렇듯 OPEC의 감산 합의로 유가가 급등하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엔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해 결국 엔화가치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쓰비시도쿄 UFJ 은행 관계자는 “11월 30일 해외 시장에서는 달러 상승 요인이 잇따랐다”며 “OPEC의 감산 합의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환율 하락 원인을 미국의 고용 분석업체 ADP가 발표한 11월 고용지표가 전월 대비 21만6000건 증가하는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다 런던 시장에서 비교적 큰 달러 매수 실수요가 관측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SMBC닛코증권 관계자는 “OPEC 산유국들이 합의를 한다 해도 ‘증산 동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당장은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증산 기회를 포착한 미국의 셰일 업계가 개발에 나서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규제 완화정책이 셰일 업계의 증산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OPEC 감산 합의에 따른 고유가가 미국의 인플레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이달로 예정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엔화 매도·달러 매수’ 압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최근 엔화가치가 급락한 만큼 당분간은 하락보다는 반발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통계가 시장 예상을 밑돌 경우 113엔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달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가장 많이 하락한 통화로 꼽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11월 한 달 동안 엔화는 달러화 대비 8.4%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