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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 ③최대 리스크는 ‘합의 이행’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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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 ③최대 리스크는 ‘합의 이행’ 여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171차 연례 총회에서 일일 최대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120만 배럴 줄이는데 합의했지만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감산 합의는 어디까지나 ‘약속’일 뿐 위반을 규제할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OPEC 감산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9.3% 급등하는 등 국제유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였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 합의로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남몰래 증산을 단행하는 국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과거에도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의심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감산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OPEC 산유국들의 ‘기대와 낙관’은 ‘실망과 비관’으로 바뀔 것이라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유가가 회복되면 OPEC의 최대 라이벌로 떠오른 미국의 셰일 업계가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감산 합의는 이뤄냈지만 가격 상승은 기대 수준에 못 미칠 것이란 의견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셰일오일 증산이 본격화하면 OPEC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로 줄어든 산유량이 셰일오일 증산으로 메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미 OPEC 산유국의 잇단 감산으로 전 세계 원유시장에서 OPEC의 시장점유율은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현재 비OPEC 산유국의 세계 석유공급량 비중은 OPEC 산유국의 1.5배 이상이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OPEC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셰일오일 업계가 본격적인 증산에 나설 경우 결국 OPEC은 세계 원유시장 점유율을 통째로 셰일업계에 내줄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셰일업계가 증산에 나서고, 이 때 OPEC이 감산 합의를 깨고 증산에 나서게 되면 국제 원유수급은 다시 공급초과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동화 기자 dhlee@